고린도후서 강해 13

사랑이 강권하십니다

고후 5:11-15

1. 오해와 이유

(1)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인들에게 엄청난 오해를 받고 있다. 편지의 배경

왜 육체의 가시 하나 제거하지 못하냐? (질병? 인간관계?) 사도라며? 

왜 사례비도 받지 않고 다니냐? 진짜 사도가 아니니까 자기도 양심이 찔려서?

왜 그렇게 고생하면서 다니냐?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오만 곳을 돌아다니면서, 매, 채찍질, 난파, 강도...

하나님의 사자라면 모든 일이 만사형통 해야 할텐데...

그들은 바울이 엄청난 고생을 하면서 오만 곳을 다니며 복음을 전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바울의 사도직을 의심하고, 바울을 오해했다.

(2) 그렇다면 바울은 왜 그리 고생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복음 전하면서 다녔을까?

그렇게 한 이유, 마음속의 동기가 무엇이었을까?

바울에게 물어 본다면 그의 대답은 무엇일까? 

두 가지로 대답하고 있다. 

(a) 두려움: 그리스도의 심판대에 서게 될 두려움 (지난 주일에 살펴 보았다)

두 번째 대답이 오늘의 주제다. 

(b) 사랑: 사랑 때문이다. 사랑 때문에 그런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오해에도 불구하고 복음을 전하며 다닌다고 말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미친 것 같아도....

14절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휘어잡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자신을 휘어잡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대답한다.

(3) 휘어잡는다? 개역개정은 강권한다고 번역

강권하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강제로/억지로 권하다’

요즘은 이런 것을 싫어한다. 예수님이 사랑을 베풀어 주시고 나서 우리를 억지로 권한다?

사랑을 주신 속셈이 보인다? 

‘강권한다’로 번역된 단어는 ‘사로잡다, 단단히 붙잡다, 휘어잡다’는 뜻 

억지로, 강제로 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나 커서 나의 마음을 휘어잡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강권이라는 단어가 워낙 익숙해서 그냥 사용한다.

2. 동기가 무엇인가? motive

가정, 직장, 교회에서 어떤 일을 맡아서 하고 있다. 맡은 일을 열심히 감당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교회에서도 사역부서를 편성하면서 모든 분이 적어도 1개 이상의 부서를 선택해서 일을 해 보자고 권하고 있다. 가정과 직장의 일도 하나님의 일!

(1) 그런데 도대체 왜 그렇게 열심히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인가? 그 동기가 무엇인가?

(a) 보상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금전적인 보상 때문이다.

하나님의 일을 열심히 하는 이유도 보상 때문인가? 

그렇다! 하나님은 인정/칭찬/보상을 약속하셨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좀 막연하다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우리의 경험으로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직장에서의 보상도 기대에 미치지 않을 때가 많다. 승진, 임금인상

가장 기본적인 동기는 보상일터인데, 기대와 딱 맞아 떨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많다!

(b) 성취감

이것도 일종의 보상이지만, 남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얻게 되는 것이라는 차이가 있다.

어떤 일을 힘들 게 해서 잘 마치고 나면 성취감이 든다. 그 맛에 한다!

예) 결혼기념일에 아내의 에어팟 찾기

수고했어~ 그 한 마디도 좋지만 성취감

(c) 의무감/책임감

보상이 없어도, 아무도 안 알아줘도, ‘맡은 일이니까, 열심히 하자’는 생각?

내가 맡은 일이고, 나는 맡은 일을 완벽히 해 내는 사람이다! 

(2) 모두 장단점이 있다.

모두 일을 열심히 하려는 좋은 이유/동기가 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라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만일 바울에게 이런 이유가 전부였다면? 다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돌아오는 게 뭐가 있다고 내가 이 고생을 하냐? 누가 알아준다고 이 고생을 하냐? 책임감이 밥 먹여 주냐?

그러나 바울은 그게 자신을 움직이는 동력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자신을 움직이는 동력(동기)은 사랑, 곧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었다고 말한다. 

14절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휘어잡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자신을 완전히 휘어잡았기 때문에, 이런 고생스러운 일을 안 할 수가 없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고생과 오해가 있어도 상관이 없었다고 말한다.

(3) 우리는 어떤가?

이 설교를 준비하면서 힘들었다. 우선 설교 말씀을 나 자신에게 비춰 보는데, 많이 찔렸다.

목사 안수 받은 지 23년, 신학생 전도사 생활부터 따지면 근 30년 동안 목회를 하고 있다.

그동안 나는 무슨 마음으로, 어떤 동기로 목회를 했나? 요즘 하고 있나?

솔직한 마음으로는 의무감/책임감이 가장 컸다.

내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그리고 완벽히 수행해 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나님이 내게 맡겨 주신 영혼들을 잘 돌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냈다.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를 준비하고, 찬양을 고르고 리드하고, 목장을 구성하고, 목자목녀들을 돌보고, 삶공부를 인도하고....

물론 성취감도 있었다. 

새로운 분이 예수님을 믿고 영접할 때! 침례 줄 때! 새로 온 교인이 우리 교회에 잘 정착하고 한 식구가 되어 갈 때! 마음이 통하고 진심을 나눌 수 있는 관계가 생겨나갈 때!

다 좋은 이유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좌절과 한계 또 오해와 아픔이 영혼을 깎아 먹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묵묵히 감내해야 했다. 이것이 사명이니까, 하나님의 일이니까...

그런데 오늘 본문을 보니까 바울은 그런 것 때문이 아니었다고 한다.

사랑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자신을 강권하고, 자신을 휘어잡았기 때문에 그런 고생도 마다하지 않고, 오해를 받아도 마음이 무너지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감내했다고 한다. 안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 말에 도전이 되고 회개가 되었다.

어느 덧 사랑보다는 의무감/책임감 때문에, 사랑보다는 성취감 때문에, 사랑보다는 보상(하나님 혹은 이 세상) 때문에 임무를 수행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그래서 이런저런 한계에 부딪히며 힘들어 한 것은 아니었는지?

하나님의 사랑이 나를 휘어잡고, 하나님의 사랑이 나를 강권하기 때문에, 기꺼이 이 일을 하는 것이고, 끝까지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4. 어떤 사랑인가?

14절 우리가 확신하기로는,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으셨으니, 모든 사람이 죽은 셈입니다. 

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기에.... 우리가 한갓 티끌임을 알고 계시기에(시 103:14)

시편 78:39 하나님께서는 기억하신다. 사람은 다만 살덩어리, 한 번 가면 되돌아올 수 없는 바람과 같은 존재임을 기억하신다.

다른 구절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설명해 보겠다. (최근 수요예배)

엡 3:17b-19절 여러분이 사랑 속에 뿌리를 박고 터를 잡아서, 모든 성도와 함께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사랑의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한지를 깨달을 수 있게 되고, 지식을 초월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되기를 빕니다.

예수님의 어떤 사랑? 4차원 사랑을 말한다. 너비, 길이, 높이, 깊이

(1) 너비: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를 품으시는 넓은 사랑. 온 인류(문화와 가치관이 너무나 다른)를 품으시는 넓은 사랑. 하나님이 품지 못하실 사람이 없다! 하나님의 넓으신 사랑이 아니었다면, 나는 용서/구원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개별적인 사랑을 느낀다. 그 안에 내가 있다! 

예) 부흥강사: 하나님께서는 저만 사랑하시고, 저만 제일 사랑하십니다.

담임목사: 오늘 강사가 거짓말을 했습니다. 하나님은 이 강사를 제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저를 제일 사랑합니다. 하나님은 저만 사랑하십니다.

(2) 길이: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창세기부터 읽기 시작한 말씀의 삶. 정말 인간들은 오지게도 말을 안 들었다. 그런데 그 때부터(수 천 년) 하나님은 오래 참으셨다. 그 사랑의 길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벧후 3:8-9 사랑하는 자들아 주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다는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 주의 약속은 어떤 이들이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주께서는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해서 천 년도 하루처럼 여기며 참으신다. 

예수 믿은 우리 개인의 삶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언제 믿게 되었나? 30살? 50살? 그 때까지 길게 참아주신 사랑이다.

믿고 난 후에도 여전히 실망스럽게 살아가는 우리를 길게 참아주시는 사랑이다.

탕자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시는 아버지의 긴 사랑이다.

절대로 중도포기 하지 않으신다. 그래서 ‘영원한’ 사랑!

(3) 깊이: 가장 타락한 낮은 죄인에게까지 미치는 사랑이다.

전과자도 급수(별)가 있고, 죄인에도 급수가 있다.

교회에서 만나는 사람은 못된 죄인이라고 해도 거기서 거기다. 그러나 정말로 더럽고 추한 죄인, 가장 낮은 바닥에 처할 죄인

예) 연쇄 살인마, 아동 성범죄자, 악성 사기범, 국가권력 범죄자...

그런 추악한 죄인들까지도 사랑하시어 낮고 낮은 자리까지 내려가신 깊이의 사랑이다.

높은 하늘에서 낮은 이 땅으로, 이 땅에서 무덤으로, 무덤에서 지옥으로

벧전 3:19  그가 또한 영으로 가서 옥에 있는 영들에게 선포하시니라

주인 자리에서 종의 자리로, 종들 중에서도 가장 낮은 종(발을 씻기는 종)의 자리로...

이처럼 낮은 곳으로 내려가신 깊은 사랑이다.

(4) 높이: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시는 정도가 아니다. 하늘 보좌까지 높이 올리신다.

2:6 우리를 그분과 함께 살리시고, 하늘에 함께 앉게 하셨습니다.

지금도 하나님의 대리자로 이 세상을 관리/통치하는 자로 세우시고, 새로운 세상에서는 전적으로 그런 역할을 담당하게 하신다. 

이런 사랑은 머리로 들어오지 않는다. 머리로 이해해서 들어오는 게 아니다.

엡 3:14 그러므로 나는 아버지께 무릎을 꿇고 빕니다.

3:19 지식을 초월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되기를 빕니다.

설교를 통해서 설명은 듣지만, 기도를 통해서 성령님이 알려주셔야 한다. 

그래야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강권해서 하나님의 일을 사랑 때문에 하게하고, 사랑 때문이기에 낙심하거나 주저앉지 않게 된다.

결론

무슨 동기로 하나님의 일을 하는가?

사랑을 알게 해 달라고 기도합시다.

9/18/2022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