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대형교회의 분립개척 소식을 다들 들으셨을 겁니다. 교인 2만 명의 초대형 교회인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가 30개 교회로 분립한 것입니다. 분립 개척된 29개 교회는 인사와 재정의 독립성을 갖고, 프랜차이즈처럼 ‘우리’라는 교회 명을 사용하지도 않는 등 이전의 분립 케이스와는 또 다른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동안 교회도 세상과 마찬가지로, 더 크고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 왔는데, 오히려 이처럼 작게 쪼개고 나뉘는 이런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기쁘고 고마운 마음이 들기 까지 했습니다.

이 교회는 이미 10년 전부터 이런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주위에 개척교회와 미자립교회들이 많은 현실에서 분당우리교회로 계속 사람들이 오는 상황이 괴로웠다고 했습니다. 마치 배가 침몰하기 직전에 한쪽으로 쏠리는 것처럼, 사람들이 분당우리교회로 쏠리는 것은 비정상이고 두려운 마음을 가졌다는 겁니다. 그러던 중 '너희 교회만 잘되는 게 과연 옳은 일이냐'는, 하나님이 주시는 부담을 떨칠 수 없었고, 그런 부담이 오늘의 결정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신실한 목회자로 정평이 나 있던 이찬수 목사님다운 결정이라고 봅니다.

한편 조심스럽게 우려되는 점도 있습니다. 한 교회의 영성과 분위기는 담임 목사에게 달려 있는데, 분립 이후에 각각의 교회들이 앞으로 어떻게 이어나갈 수 있을지 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분립 개척된 ‘작은’교회들의 규모가 500~1,000명이라는 소식에 놀랐습니다. 500명 교회라면 통상적으로 말하는 개척교회가 전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전체를 위해서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며 이런 아름다운 일을 해 낸 분당우리교회와 이찬수 목사님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전국에 있는 교회 수는 약 6만 개라고 합니다. 개신교는 흔히 ‘6만 교회, 15만 성직자, 1000만 성도’라고 표현합니다. 이들 6만 개 교회 중 80% 가량이 교인 숫자 50명 미만의 미자립 소형 교회입니다. 각 교회마다 사정과 형편이 다 다릅니다. 교회의 사이즈, 분위기, 사역 스타일, 하나님의 부르심이 다 다릅니다. 각기 다른 교회는 저마다의 상황 속에서 신실하게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나가면 됩니다. 크게는 영혼을 구원하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 또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전도해서 예수님을 믿게 하고, 정서적으로 건강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우리의 사정과 형편이라는 범위 안에서 이 일을 충실히 해 나가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