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문화전쟁으로 인한 사회 분열이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나라라고 합니다. 문화전쟁이란 한 국가 내에서 정치적 입장이나 사회적 계층, 소득이나 자산, 연령, 성, 종교, 인종, 지역 등이 서로 다른 집단 사이의 충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최근 국제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정책연구소가 전 세계 28개국 성인을 대상으로 문화전쟁에 관한 12개 항목에 대해서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 중 무려 7개 항목에서 한국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빈부, 정당, 이념, 종교, 남녀, 세대, 학력 간 갈등이 그것들이었습니다. 사회 계층, 도시와 농촌, 대도시 엘리트와 노동자 간 갈등도 2~3위를 차지했고, 우리와는 큰 상관이 없는 토착민과 이주민, 인종만 낮은 순위를 차지했습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그동안에도 고질적인 지역 갈등, 세대 갈등에 이어서 최근에는 젠더 갈등까지 더해졌는데, 아예 전 세계 1위의 갈등국가 정도인 줄은 몰랐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그런 현실을 여지없이 반영한 것 같습니다. 득표 차는 불과 0.73%로 24만 표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무효표 30만 표에도 못 미치는 역대 최소 격차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갈등과 분열이 심한 나라인데, 대통령 선거 결과마저 역대급 최소 격차가 된 것입니다. 어떻게 하다가 우리나라가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답답합니다. 사회와 나라를 위한 기도가 더 절실합니다. 

한편, 이처럼 갈등과 분열의 에너지가 우리 사회 전체를 덮고 있다면, 교회도 그런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교회 내에도 소득 격차가 있고, 지지하는 정당이나 이념의 차이가 있으며, 남녀와 세대 차이는 당연히 존재하고, 학력 차이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계기만 생기면 언제든지 갈등의 에너지가 폭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더 조심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교회가 예수님 중심으로 하나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교회 내에 분명히 여러 가지 차이가 있고, 입장과 의견이 달라도, 예수님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성경은 겸손, 온유, 오래 참음, 사랑으로 서로 용납함으로써 성령이 하나가 되게 해 주신 것을 ‘힘써’ 지키라고 합니다(엡 4:2-3).  저절로는 되지 않고 힘써 지켜야만 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그러했듯이 계속해서 하나가 된 교회를 만들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