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코로나는 개인만이 아니라 한국인 전체의 행복감을 뒤흔들고 엄청난 심리적 데미지를 주었습니다. 매일 발표되던 확진자 숫자와 거리두기 단계 발표에 따라서 마음과 삶이 요동쳤기 때문입니다. 과연 코로나는 과연 한국인 전체의 심리에 어떤 변화를 가지고 왔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과연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알고 싶었습니다. 마침 이런 주제에 관한 최인철 교수(서울대 심리학과)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관련 내용만 발췌하면서 말씀드립니다.

외부인으로부터 전염되는 코로나로 인해서 내가 접하는 사람이 신뢰할 만한 사람인가에 대해서 더 예민해졌습니다. 그래서 외부인을 경계하고 차별하기까지 하는 집단주의적 성향이 더 커졌습니다. 그 결과 중 하나는 ‘삶의 네트워크의 사이즈가 줄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외부인과의 접촉을 줄이면서, 살아가면서 나에게 진짜로 중요한 사람이 누구인가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가족(배우자)과 친구였다는 것입니다. 전에는 다양한 모임들로 인해서 삶의 네트워크가 컸다면, 이제는 가장 신뢰할 만하고(우선 안전 면에서) 가장 행복감을 주는 집단으로 줄었다는 말입니다.

연구소에서 ‘하루 중 누가 옆에 있을 때 행복감이 증가하나?’라는 주제로 실시한 2017년(코로나 전)과 2020년(코로나 후)의 결과를 비교해 보면, 가장 행복감을 준 대상의 1위는 연인이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수치가 약간 줄어들었습니다. 한편 2위 배우자는 3배 가량 증가하였고, 3위 친구도 2배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가장 신뢰할 만하고 가장 행복감을 주는 대상은 배우자와 친구임이 연구조사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배우자 관계가 더욱더 중요해졌습니다. 코로나 이후에도 신뢰할만한 집단인지 여부에 심한 예민성과 점점 작아지는 삶의 네트워크 현상은 지속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교회에게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은 우리 교회에게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주로 아는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우리 교회에 오기 때문에, 처음부터 신뢰성을 가지고 교회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교회가 사회적으로도 신뢰받을 만한 방침으로 돌아가는 것을 볼 때, 신뢰도는 더욱 커져서 교회에 정착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입니다. 또 교회가 점점 작아진 삶의 네트워크 중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더욱 친밀한 관계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누가 누군지도 모른 채 예배만 드리고 돌아가는 교회가 아니라, 삶을 진솔하게 나누고 서로를 위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교회에 소망이 있을 것입니다. 목장의 역할이 바로 그런 것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로 엄청난 변화가 왔지만 여전히 가족과 친구같은 관계의 교회에는 소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