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6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7:13-14

1. 좁은 문은 무엇인가?

(1) 오해

앙드레 지드의 소설, 좁은 문. 

1947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앙드레 지드가 1909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종교적 규율(이에 대한 오해)로 인해서 인간의 자연스러운 사랑과 행복이 억압당하는 상황을 그렸다. 외사촌 사이인 제롬과 알리사는 서로를 지극히 사랑했지만, 지독히 청교도적인 알리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제롬을 멀리하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교회에서 ‘좁은 문으로 들어가거라’는 설교를 들었다. 제롬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제롬을 사랑하는 만큼 희생과 고통이 수반되어야만, 하나님의 뜻에 다가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주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시는 길은 좁은 길입니다. 둘이서 나란히 걸을 수도 없을 만큼 좁은 길입니다.” 그녀는 결국 사랑 대신에 고행과 금욕의 길을 선택하고, 결국 병들고 요양원에서 쓸쓸히 죽음을 맞이했다.

이처럼 ‘좁은 문, 좁은 길’이라고 하면 (불합리한) 희생과 포기를 연상케 한다.

(2) 한편, 십자가의 길을 떠올리기도 한다. 안락과 즐거움을 포기하고 순종과 희생(죽음)의 길.

또 한편 예수님만 구원의 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다른 종교, 다른 구원자는 없고 오직 예수님이라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전부 틀린 말이 아니지만, 본문의 맥락에 따라서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예수님은 무엇을 염두에 두고 말씀하셨나?

2. 산상수훈 말씀대로 사는 삶이 좁은 문, 좁은 길

(1) 본문은 산상수훈 안에 있다. 산상수훈의 결론 부분이다.

최종 결론은 “내 말을 듣고 그대로 행하는 사람은, 반석 위에다 자기 집을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다. (...) 그러나 나의 이 말을 듣고서도 그대로 행하지 않는 사람은 모래 위에 자기 집을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고 할 것이다.”(7:24, 26)

산상수훈 말씀을 듣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켜 행하는 게 중요하다. 행하지 않으면 망한다.

듣기에 좋은, 감동이 되고 은혜가 되는 말씀으로 주신 게 아니라, 듣고 행하느냐 아니냐에 운명이 달려 있는 말씀이라는 것이다.

(2) 본문은 이런 결론 부분이다.

그렇게 볼 때 예수님이 염두에 두고 계신 좁은 문, 좁은 길은 산상수훈 말씀대로 사는 삶이다. 

산상수훈이 누구나 들으면 그대로 살아가고 싶어지고, 또 쉽게 살아지는 내용이 아니다. 

놀라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한 내용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따르는 말씀이 아니다. 넓은 문을 통해서 가는 넓은 길이 결코 아니다.

3. 산상수훈의 내용은?

(1) 팔복: 진정한 복은 무엇인가? 누가 복 있는/복 받은 사람인가? 

이 세상에서의 성공, 일이 잘 되고, 경제적 여유 있고, 건강하고, 자녀 잘 된 아무 염려 없는 삶을 누구나 다 원한다. 이것은 넓은 문으로 들어가는 넓은 길이다.

반면에 팔복은 (세상의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하나님 밖에 바랄 데가 없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 (자신/타인/세상의 죄로 인해) 애통하며 슬퍼하는 사람, 의를 위하여 박해(마음고생, 좌절, 손해, 핍박)를 받는 사람이 복이 있다고 한다. 이것이 진정한 복이고, 이런 사람이 진짜로 복 받은 사람이라고 하신다. 

과연 누가 선뜻 동의하며 아멘 하겠는가? 할 수 없이 받아들이기는 하되, 그런 삶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기는 힘들다. 그런 것이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좁은 길이다.

(2) 더 나은 의

5:20 너희의 의가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의 의보다 낫지 않으면, 너희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철저히 율법을 지킨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않으면 안 된다? 일주일에 금식 두 번, 십일조 철저히...

그들은 율법을 철두철미하게 잘 지켰지만 조문으로 지켰다. 마음으로 지킨 것이 아니다.

그래서 죽일 듯이 미워하지만 살인은 하지 않고, 음욕의 마음으로 여자를 바라보고 이용하지만 간음의 행동까지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율법을 지켰다고 믿었다.

반면에 예수님은 율법을 마음의 차원에서 지켜야 한다고 하신다. 

미워하며 화를 내는 게 살인이고, 음욕의 마음으로 여자를 보는 것은 간음이라고 하신다.

율법에 요구된 행동을 하라면 하고, 하지 말라면 하지 않는 행동 차원이(그것도 얼마나 힘든가!), 마음의 중심을 살펴보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 보복하는 대신에 왼뺨마저 들이 대고, 기꺼이 십리까지 가 주라고 하신다. 

나를 위하는 사람(가족, 친구, 교회식구)을 사랑하는 것도 힘든데, 그건 아무 상(칭찬)이 없고, 원수마저 사랑해야 한다고 하신다.

겉으로 드러난 행동으로 평가하는 넓은 길이 아니라, 속마음/의도까지도 하나님 앞에 내어 놓는 것이 좁은 문, 좁은 길이다. 

(3) 주기도문

나의 필요와 욕망을 채우는 기도가 아니라, 먼저 하나님을 올바로 인식하고(초월성/친근함), 하나님을 위한 기도를 먼저 하라(하나님의 이름/나라/뜻). 얼마나 힘든가! 이런 마음 때문에 기도를 시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 후에 우리의 육신적 필요, 용서, 영적 보호를 위해서 기도하라. 

(4) 하나님과 돈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고 하시지만, 둘 사이에서 얼마나 갈등이 되며 마음이 왔다갔다 하는가? 돈이 주는 안전하고 든든함, 힘, 가능성... 돈이 없을 때 오는 비참함, 목이 죄어 옴, 불화/다툼, 비열한 행동....

(5) 심판

남을 심판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척 보면 다 알겠는데... 너무 한심한데, 걱정되는데.... 심판/정죄 하지 않으면서 건전한/사랑의 비판을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는 왜 그리 잘 보이는지?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야! 이 말로 얼마나 상처를 주었나? 

이런 것이 하나님 나라의 삶이고, 예수님의 제자의 삶이고, 산상수훈의 삶이다. 

그리고 이렇게 살아가는 삶이 쉬운가? 넓은 문/넓은 길인가? 좁은 문/좁은 길인가?

대중이 바라는 삶과는 다르다. 대중은 예수님 믿으면, (1) 이 세상에서 (2) 내가 바라는 바를 (3) 당장 받아야 하는 게 복이라고 본다. 

그렇게 해 준다고 하면 구름 떼처럼 몰려든다. 아무리 문이 넓어도 끼어서 들어가기가 힘들다. 넓은 길에 사람이 꽉 찬다.

한편 예수님이 말하는 복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내가 원하는 게 아니다. 나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좁은 길은 찾는 사람이 적다!

교회를 다니고, 예수를 믿는다고 해도 도통 이런 삶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4. 왜 이런 길을 가라고 하시나?

그것이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길이기 때문이다!

(1) 헌법을 어기면 감옥에 간다.

산상수훈은 하나님 나라의 헌법이다!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된 사람은 누구나 따라야 하는 기초가 되는 중요한 내용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예수님은 처음부터 산상수훈을 가르치셨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삶의 방식이다. 진정으로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이다. 

만일 모든 사람이 이렇게 살아가는 곳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천국이 아니겠는가!

치열한 경쟁(상대를 음해/제거...), 성과 추구(피곤함)...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길이다! 지옥의 모습??

(2) 이런 길을 갈 때, 하나님이 그냥 두지 않으신다.

하나님의 모든 능력을 발휘해서 우리의 길을 열어주시고, 관계를 풀어주시고, 사람을 변화시켜 주시고, 필요를 채워주신다. 마 6:33을 경험하게 해 주신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길, 산상수훈의 길, 이 좁은 길을 가야한다.

2/8/2023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