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9장 최선의 결정은 아니더라도(feat. 기브온 주민)

수 9:1-27 (1-4)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저런 결정을 내리면서 살아간다. 크리스천으로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 뜻대로 살려고 애쓴다.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갈 때도 있지만, 때로는 그러지 못할 때도 있다. 마음은 있었지만 100% 맞는 결정을 내리지는 못할 때가 있다.

최선의 결정은 아닐 때 하나님은 어떻게 대하시나? 기브온 주민의 이야기를 통해서 살펴보자. 

하나님의 뜻을 구하겠다는 마음이 전혀 없는 경우는 완전 다른 케이스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1. 본문 설명

(1) 여리고성의 기적적 승리, 이후 아간의 범죄로 인한 아이성 패배, 처벌과 회개 후 아이성 승리. 

이런 소식을 가나안 주민들이 들었다.

가나안 일곱 족속: 헷, (기르가스), 아모리, 가나안, 브리스, 히위, 여부스(신 7:1)

기브온 주민은 히위족 중 기브온 지역(예루살렘 북서쪽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2) 다른 가나안 주민들은 이스라엘과 맞서 싸우기로 결정했지만, 기브온 주민은 다른 결정을 내렸다. 이스라엘을 속이고(!) 화친 조약을 맺기로 결정했다. 먼 곳에 사는 사람들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서 곰팡이 핀 빵, 낡은 가죽부대와 옷 등으로 치장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묻지도 않고 그들과 화친 조약을 맺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이름으로 조약을 지키기로 맹세하였다. 

(3) 그러나 사흘 후에 들통이 났다. 불과 사흘길 거리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하며 화친 조약을 맺었기에 조약을 파기할 수 없었다.

맹세를 어길 시 맹세의 저주가 자신들에게 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기브온 주민을 죽이는 대신에, 함께 살게 하되 나무 패는 자와 물 긷는 자로 삼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기브온 주민은 이스라엘 회중을 섬기고 하나님의 제단을 돌보는 종이 되어서, 나무를 패고 물을 긷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되었다(9:27).

2. 기브온 주민이 속임수를 쓰기로 결정한 이유

(1) 그들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은 무엇이었을까? 

라합이 이미 보여주었다. 라합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고,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할 것을 천명하였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그렇게 했을 때 라합은 놀라운 축복을 받았다. 

여리고성 함락 때 그녀와 가족의 생명이 보존되었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에 편입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놀랍게도 예수님의 조상이 되었다. 이방인으로서 이런 놀라운 축복을 받은 경우가 흔하지 않다. 이 모든 축복이 행동으로 보여준 그녀의 믿음과 솔직함 덕분이었다.

(2) 그러나 그들은 속임수를 쓰기로 결정했다.

(a)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를 여호수아에게 이렇게 털어 놓았다.

9:24-25 우리가 그렇게 속일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주 하나님이 그의 종 모세에게 명하신 것이 참으로 사실임을 우리가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이 땅을 다 이스라엘 사람에게 주라고 명하셨고, 이스라엘 사람이 보는 앞에서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을 다 죽이라고 명하셨다는 것을, 우리가 들어서 알았습니다. 우리가 속임수를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은, 우리가 이스라엘 사람 때문에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를 마음대로 하실 수 있으니, 처분만을 기다리겠습니다.

(b) 어떻게 보면 기브온 주민의 생각은 라합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나님이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 사람에게 주신다고 믿었다. 하나님의 주권을 받아들였다.

-하나님을 두려워 하는 마음이 있었다. 하나님의 능력을 인정했다.

특히 헤렘(진멸)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그래서 다른 선택권이 없다고 여겼는지 모른다.

[참고: 히브리어 ‘헤렘’은 사람이나 물건을 완전히 파멸시켜 하나님께 바치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전리품을 가져서는 안 된다. '전멸시켜 주님께 제물로 바치다'의 의미

여리고 정복 때 모든 성읍이 헤렘 전투의 대상이 아니라, 여리고, 아이, 하솔 3 성읍 뿐이었다.]

(c) 그러나 라합이라는 개인과 달리 기브온은 ‘왕이 있는 도성처럼 큰 성읍’(10:2)이었다.

그래서 헤렘에 대한 공포가 더 컸고, 속임수를 쓰기로 결정했는 지도 모른다.

라합이 솔직했다고 하지만 솔직했던 대상은 이스라엘이고, 동족 여리고인에게는 거짓말을 했다.

(d) 이처럼 마음은 라합과 비슷하게 하나님의 주권과 능력을 인정하고 믿었지만, 다른 사정에 의해서 솔직하게 투항하지 못하고 속임수를 쓴 기브온 주민들을 하나님은 어떻게 대하셨나?

마음은 있었지만 최선의 결정은 아니었던 기브온 주민들에게 놀라운 은혜를 베푸셨다.

3. 기브온 주민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

(1) 10장 기브온 주민이 이스라엘과 화친했다는 소식을 들은 가나안 사람들은 연합군을 형성해서 기브온을 치려고 했다. 이에 화친 조약에 의거해서 기브온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스라엘이 나섰다. 

이 전투에서 놀랄 일이 벌어졌다.

10:12-14 여호수아가 주님께 아뢰었다. 이스라엘 백성이 보는 앞에서 그가 외쳤다. "태양아, 기브온 위에 머물러라! 달아, 아얄론 골짜기에 머물러라!" 백성이 그 원수를 정복할 때까지 태양이 멈추고, 달이 멈추어 섰다. '야살의 책'에 해가 중천에 머물러 종일토록 지지 않았다고 한 말이, 바로 이것을 두고 한 말이다. 주님께서 사람의 목소리를 이 날처럼 이렇게 들어주신 일은, 전에도 없었고 뒤에도 없었다. 주님께서는 이처럼 이스라엘을 편들어 싸우셨다.

이스라엘이 공격을 계속할 수 있게 해가 중천에서 머물러 있었던 전무후무한 일이 기브온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전투에서 일어난 것이다.

(2) 삼하 21장 다윗 왕 때 예외적으로 3년 연속 흉년이 들자 하나님께 그 원인을 여쭸더니, 사울 왕이 기브온 사람들을 죽였기 때문이라고 알려주셨다.

삼하 21:2 사울은 이스라엘과 유다 백성을 편파적으로 사랑한 나머지, 할 수 있는 대로 그들을 다 죽이려고 하였다. 

다윗으로 쏠리는 민심을 얻기 위해서 희생양으로 이방인 출신 기브온을 죽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여호수아 시대의 화친 조약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흉년을 통해서 다윗이 알게 하셨고, 기브온 사람은 사울 집안의 남자 일곱 명의 목숨을 요구했다. 맹세의 저주 내용에 근거? 이처럼 여호수아 시대의 화친 조약을 지켜 주셨다.

(3) 훗날 기브온은 이스라엘에 상당히 중요한 장소가 되었다.

예루살렘 성전 건축 전까지 성소는 실로에 있었지만, 기브온은 솔로몬이 성전을 짓기 전까지 모세의 회막이 있었던(대하 1:3) 곳으로, 당시 ‘제일 유명한 산당’(왕상 3:4)이 있었다. 솔로몬이 지혜를 구한 곳이 바로 기브온 산당이었다. 

(4) 포로 귀환 후 에스라 지휘 하에 성전재건 사업을 할 때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합심했는데, 그 중 ‘성전 막일꾼(느디님)’이라는 사람들이 나온다(스 2:43). 말 그대로 성전에서 막일/막노동을 했던 사람들인데 기브온 주민이 여기에 포함된다.

느헤미야 시대에 예루살렘 성벽 재건 할 때도 한 부분을 담당했다.

느 3:7 그 다음은 기브온 사람 물라댜와 메로놋 사람 야돈이 유프라테스 서쪽 지방의 총독 아래에 있는 기브온 사람들과 미스바 사람들을 데리고 보수하였다. 

기브온 사람들은 대대로 성전에서 막노동을 하면서 하나님을 섬겼다.

결론과 적용

(1) 기브온 주민의 결정은 옳지 못했다. 속임수를 썼기 때문이다. 

여호수아와 지도자의 판단도 옳지 못했다. 하나님께 묻지 않고 선듯 화친 조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잘못된 결정에 대한 하나님의 판결은? 은혜! 

라합과 같은 최선의 은혜는 아닐지라도 차선의 은혜를 베풀셔서

이스라엘에 편입되고, 비록 종의 신분으로라도 성전에서 봉사하는 일을 하게 되고, 화친 조약(보호조약)이 계속 유효하게 지켜주셨다.

왜 이렇게 하셨나?

비록 속임수를 썼지만, 기브온 주민의 마음을 아셨기 때문이다.

라합처럼 하나님의 주권과 능력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단, 어떻게 반응해야 올바른 지를 몰랐을 뿐이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처럼 맞대항 하지 않았다.

이런 점들을 좋게 봐 주셨나 보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아닐 수 없다.

(2) 우리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고 한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결정을 내리며 살아가고자 한다.

분명히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는 마음은 있는데, 그 뜻을 올바로 알아채지 못했다면?

분명히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최선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면?

하나님의 그 마음의 동기와 중심을 보시는 것 같다.

라합처럼 최선의 결과는 아니더라도, 기브온 주민처럼 차선의 결과를 주시지 않을까?

여전히 하나님이 은혜를 베풀지 않으실까?

1/15/2025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