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8

하나님을 신뢰하라

사람은 앞일을 알지 못한다

전 7:1-14

6:12 그림자처럼 지나가는 짧고 덧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무엇이 좋은지를 누가 알겠는가? 

이것이 인간의 한계다. 나에게 무엇이 좋은 지 알 수 없다. 나에게 일어난 이 일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알 수없다. 전도서는 이런 한계 속에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준다.

1. 웰 다잉(Well-Dying): 메멘토 모리

항상 죽음을 염두에 두면서 살아가라. 메멘토 모리

‘목회는 죽음을 준비시키는 일’

1 명예가 값비싼 향유보다 더 낫고, 죽는 날이 태어나는 날보다 더 중요하다. 

2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더 낫다. 살아 있는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4 지혜로운 사람의 마음은 초상집에 가 있고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은 잔칫집에 가 있다.

단순히 죽음이 생명/출생보다 더 낫다는 말이 아니다. 하나님이 죽음을 더 좋아하신다는 말도 아니다. 성경은 분명히 말한다. 죽음은 죄로 말미암아 세상에 들어왔다(롬 5:12). 죽음은 맨 마지막으로 멸망 받을 원수다(고전 15:26). 분명히 죽음이 생명/출생보다 더 좋은 게 아니다.

그런데 왜 이런 말을 하나?

(1) 기대와 성취

갓난 아기나 어린 아이를 볼 때 기쁜 이유 중 하나는 잠재력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

이 아이가 자라서 어떤 사람이 될까? 이 아이가 어떤 멋진 일을 하게 될까? 생명의 무한한 잠재력 때문에 기대가 되고 기쁨이 생긴다.

반면에 죽음은 끝이다. 더 이상 발전이 없고 아무런 기대가 없다.

하지만 성도에게 죽음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 

죽음을 통해서 비로소 예수님께서 이루신 모든 것을 온전히 받게 된다. 구원, 하나님의 자녀됨, 천국... 이런 것을 온전히 받게 되는 것은 죽음을 통해서다. 기대하던 모든 것이 드디어 성취되는 시간이다.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는 때이다. 그런 의미에서 죽는 날이 태어나는 날보다 더 중요하다.

(2) 장례 관이 아기 침대보다 더 나은 설교를 한다

사망일/장례식이 출생일/생명보다 더 훌륭한 교사가 된다.

죽음을 앞둘 때, 살아오면서 얼마나 헛되고 의미없는 것들을 추구했는 지 알게 된다. 무엇이 가장 소중하고 귀한 지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무엇이 참된 소망을 주는 지 분명하게 알고 붙들게 된다. 

그래서 ‘장례 관이 아기 침대보다 더 나은(효과적인) 설교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슬픔/애도와 장례식은 좋은 것이다. 개인 인생의 마지막, 온 인류의 종말, 인간의 유한성을 상기시켜 주고, 누구나 다 결국은 죽는다는 피할 수 없는 진실을 기억하게 하기 때문이다. 메멘토 모리!

이 땅에서 누리고 즐기는 모든 좋은 것 - 웃음, 잔치/파티, 출생, 입학, 졸업, 취업, 퇴원, 여행 - 은 일시적인 것이고 결국은 사라지는 것임을 기억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우리 영혼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3)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의 마음이 초상집에 가 있다.

초상집에 가서 고인을 회고하며 유족을 위로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인생은 무엇이며 죽음 후에는 어떻게 되는 건가?

상투적인 질문: ‘일주일 후에 죽는다면 남은 일주일을 어떻게 보낼래?’

예) 영화 <버킷 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장엄한 광경 보기(히말라야), 낯선 사람 도와주기(가족 화해), 눈물 날 때까지 웃기(루왁 커피), 스카이 다이빙 등

이런 것은 어떤가?

-용서? 용서하고 용서 구하기 

-임종 자리에서 하게 되는 말: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미고사)’ 평소에 하면 좋지 않을까?

(4) 전도자는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말을 하고 있다.

네가 언젠가 죽을 것을 안다면, 그 사실이 당신의 삶 전체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남은 며칠이 아니라, 살아있는 삶 전체를...!

전도서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고 가르친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 세상에서 좋아 보이는 것, 선해 보이는 것, 남들이 부러워 하는 것, 짜릿한 쾌감을 주는 것 등이 사실은 허망한 것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그런 것들은 헛된 ‘헤벨’(안개, 연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오늘 여기에 있다가 내일 사라지는 것, 오늘 내 손에 쥐어져 있다가 내일 없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것들이 지속적인 만족과 행복을 주지 않는다.

과학적(도파밍), 신학적(하나님으로 채워지는 공간), 문학적(아름다운 그릇)

그것들은 오히려 우리의 관심을 분산시킨다.

축하, 잔치, 웃음, 노래 등은 우리가 죽을 운명(메멘토 모리)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게 한다.

물론 모든 일에는 다 때와 기한이 있기에(3장), 축하의 때가 있고, 웃음과 노래의 때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마음에 새겨야 한다.

그런 변치 않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살아야 한다.

2. 웰 리빙(Well-Living): 삶의 지혜

죽을 운명임을 안다면 지금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전도자는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전해준다. 세 가지만 살펴본다.

(1) 탐욕

7 탐욕은 지혜로운 사람을 어리석게 만들고, 뇌물은 지혜로운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한다.
너무나 뻔한 말을 하는 게 아니다.

탐욕이 생길 때가 분명히 온다. 따라서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탐욕으로 인해서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도록, 뇌물로 인하여 마음이 병들지 않도록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왜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결코 선하고 아름다운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죄악으로 병들고 깨진 세상이기 때문이다. 

예) 영화 <굿 모닝 베트남>의 What a wonderful world(루이 암스트롱)

로빈 윌리엄스. 너무나 평화로운 베트남의 농촌을 배경으로 이 곡이 흘러나온다. 

가사: 푸른 나무들과 붉은 장미, 푸른 하늘과 흰 구름, 하늘의 무지개, 친구와 이웃끼리 서로 정다운 인사, 아기가 울고 자라는 모습... 이런 것을 보면서 And I think to myself ‘What a wonderful world.’ 이 얼마나 멋진 세상인가

그런데 정글 숲에서 미군 헬기가 나타나 네이팜 탄을 퍼붓고, 불길이 치솟아 마을은 불타고, 베트콩을 색출해서 처단하고, 시내에서는 폭발 테러가 일어나고, 데모대와 진압군이 충돌하는 등등의 장면이 이어진다. 계속해서 이 노래가 나오면서... 엄청난 역설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실제로 어떤 것인지 잘 말해 준다. 겉으로 보이는 평화스럽고 밝은 장면에 속지 말아야 한다. 물론 가끔 선함과 아름다움이 있다. 그래서 살만 하게 해 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죄악으로 병들고 깨진 세상이다.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으면 탐욕이 쳐들어 오고, 뇌물로 인생을 망치게 된다.

(2) 인내

8 일은 시작할 때보다 끝낼 때가 더 좋다. 마음은 자만할 때보다 참을 때가 더 낫다. 

일은 새로 시작할 때가 더 좋지 않나?

그러나 끝낼 때가 더 좋은 이유는 일은 시작이 아니라 완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작한 일을 끝내기 위해서, 얼마나 자만을 내려놓고 얼마나 참고 인내하는 것이 필요한가! 

시작한 일을 끝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방해와 어려움이 있었는가! 

그래서 일을 끝내는 시점까지 이런 분명한 진리를 깨닫게 된다. 

세상이 얼마나 악한 지, 나는 얼마나 약한 지, 그리고 주님은 얼마나 강하신지를 뼈저리게 느낀다.

일의 완성 자체도 좋지만, 일을 완성하기 위해서 자만을 내려놓고 인내하면서 이런 진리를 깨달으면서 조금 더 성숙해지기 때문에 일은 시작할 때보다 끝낼 때가 더 좋다.

(3) 안정

11-12 지혜는 유산을 받는 것만큼이나 좋은 것이니, 이 세상에서 살면서 그 덕을 보기 때문이다.  돈이 사람을 보호하듯, 지혜도 사람을 보호한다. 그러나 지혜를 깨우쳐 아는 지식이 더 좋은 까닭은, 지혜가 그 사람의 목숨을 살려 주기 때문이다.

유산/상속을 통한 재정적 안정을 말한다. 

재정적 안정을 추구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그것은 삶의 지혜이자 현명한 청지기 정신이다.

재물로 만족을 구하자거나 우상 삼자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는 재정적 안정이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모으고, 현명하게 소비하고, 지혜롭게 투자하고 관리 하면서 재정적인 안정을 이루어야 한다.

예)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시대가 다가오는 대한민국

과도한 소비나 충동구매를 자제해야 한다. 물질로 자신을 증명하려는 노력을 내려 놓아야 한다. SNS를 통한 비교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의 자존감은 하나님의 자녀됨에 있다. 성공, 지위, 물질 등에 있지 않다.

돈이 사람을 보호하듯, 지혜도 사람을 보호한다. 돈과 지혜 둘 다 필요하다고 한다. 둘 다 사람을 보호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이는 분명하다. 

그러나 지혜를 깨우쳐 아는 지식이 더 좋은 까닭은, 지혜가 그 사람의 목숨을 살려 주기 때문이다. 돈이 사람을 보호하지만 사람의 목숨까지 지켜주지는 못한다. 반면에 지혜는 사람의 목숨까지 지켜주고 살려준다. 

(4) 어떤 지혜를 말하나?

어떻게 보면 탐욕(대비), 인내, (재정적) 안정과 같은 삶의 지혜는 하나님 없이도 얻을 수 있는 지혜다. 예수님과 상관없이도 들을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지혜다.

하지만 그런 지혜는 사람의 생명을 지키고 살려주지 못한다. 

그러면 어떤 지혜가 우리의 목숨을 지켜주고 살려주나?

3. 하나님을 신뢰하라

7:14 좋은 때에는 기뻐하고, 어려운 때에는 생각하여라. (무엇을 생각?) 하나님은 좋은 때도 있게 하시고, 나쁜 때도 있게 하신다. 그러기에 사람은 제 앞일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아신다! 따라서 하나님을 신뢰하라)

좋은 때는 기뻐하며 하나님이 주신 선물을 누리고 나누자. 

어려울 때는 하나님께 기도하자. 기도하면서 이것을 생각하라고 한다. ‘하나님은 좋은 때도 있게 하시고, 나쁜 때도 있게 하신다.’ ‘나는 앞일을 알지 못한다.’

6:12 그림자처럼 지나가는 짧고 덧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무엇이 좋은지를 누가 알겠는가? 

이것이 인간의 한계다. 나에게 일어난 일 중에 무엇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알기 힘들다. 아니, 알 수가 없다.

하나님을 신뢰해야 하는 이유

(1) 언제 좋은 일이 나쁜 일이 될 지 모른다. 또 언제 나쁜 일이 좋은 일이 될 지 모른다.

하나님만 아신다. 하나님을 신뢰하자.

일 자체가 바뀔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

언제 나의 마음이 바뀔 지 모른다. 언제 나의 마음을 바꿔주실지 모른다. 하나님을 신뢰하자.

(2) 어떤 일이 닥칠 지 우리는 콘트롤 할 수 없다. 정말 연약하다.

그러나 하나님은 콘트롤 하신다. 하나님은 온 세상의 주권자이시다.

그래서 하나님을 신뢰하자.

하나님을 신뢰하라는 지혜가 우리의 목숨을 지켜주고 살려준다!

(3) 하나님과의 관계

새옹지마. 인생에 있어서 길흉화복은 항상 바뀌어 미리 헤아릴 수 없다는 뜻이다. 이 일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니까? 좋은 일이 생겼다고 우쭐대지 말고, 나쁜 일이 일어났다고 낙심하지 말자? 아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을 신뢰하자!

신앙은 원리와 규칙이 아니다. 성경을 통해서 인생의 법칙을 배우고 종교적 규율을 따르는 게 아니다. 살아계신 하나님과 살아있는 관계를 맺는 것이다. 

성경? 하나님의 말씀이다. ‘말씀’ 중심? 성경보다는 하나님!

기도? 하나님과의 대화다. 

찬양? 하나님께 드리는 노래다.

교회?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하나님과의 관계다.

하나님과 어떤 관계? 내게 일어나는 일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나는 알 수 없으니까, 또 나는 앞날을 콘트롤 할 능력이 없으니까,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관계!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다.

삶의 지혜를 배우고, 유익한 모임을 갖는 게 아니다.

새옹지마? 맞다. 하지만 결론은 ‘그러니까 하나님을 신뢰하자’가 되어야 한다.

결론

(1) Well-Dying: 메멘토 모리

(2) Well-Living: 삶의 지혜 - 탐욕, 인내, 안정

(3) 하나님을 신뢰하자

2024/3/10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