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끝나면 일상이 회복되고 모든 것이 제 자리로 돌아오게 될 거라고 기대한 것은 너무 철없는 순진한 생각이었을까요? 전 세계는 코로나 이후에 회복은커녕 완전히 달라진 세상을 맞이하며 당황하고 있습니다. 국제 정치질서가 바뀌고, 경제상황이 바뀌고, 우리들의 삶의 양식도 엄청나게 많이 바뀌었습니다. 단지 코로나라는 전염병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응축되었던 문제들이 코로나를 계기로 폭발한 것일 겁니다. 이처럼 급격하게 바뀌어서 ‘달라진 세상’에 대응하느라 우리는 허덕거리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 후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셨습니다.

막 16:12 그 뒤에 그들 가운데 두 사람이 걸어서 시골로 내려가는데, 예수께서는 다른 모습으로 그들에게 나타나셨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단순히 죽음에서 ‘회복’ 되어서 살아나신 게 아니라, 새로운 존재가 된 ‘다른 모습’으로 이 세상에 나타나신 것입니다. 분명히 이전에 알던 분이고 유령이 아니라 음식도 드시는 육신을 가진 분인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며 전과 다른 위엄을 가지신 ‘다른 모습’이셨습니다. 이렇게 달라지신 예수님을 알아보는 것이 제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성령으로 새롭게 되기 전에는 말입니다. 어쩌면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오늘날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시는 부활의 예수님을 알아 보기 위해서는 우리의 존재도 새로워져야 합니다. 달라진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하나님 안에서 날마다 새로워져야 하겠습니다. 죄와 잘못을 정직하게 인정함으로써 영혼이 새로워지는 것을 경험해야 하겠습니다. 사람을 평가할 때도 하나님의 눈으로 새롭게 바뀐 관점이 필요합니다. 마주한 힘들고 어려운 일 속에서도 하나님의 가능성을 보고 그것을 붙드는 믿음의 새로움도 필요합니다. 날마다 이런 새로움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지난 날 좋은 시절로의 회복이 아니라, 달라진 세상에서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나고 계시는 예수님을 알아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새로움의 훈련, 그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사순절에서 부활절까지, 이러한 새로움을 위한 순례의 여정을 함께 걸어 가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