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 강해 10

똑같은 믿음의 영으로

4:13-18

1. 

(1) 살면서 별 다른 일이 없을 때는 신앙생활이 일종의 문화생활, 사교모임과 비슷하다. 

예배하러 와서 노래하고 좋은 말씀 듣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 나누면서 스트레스 해소한다.

예수님? 좋은 분이시다. 나를 위해서 커다란 희생을 하신 좋으신 분이다.

교회? 괜찮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서로 도움도 주고받는다.

마치 건강이 괜찮을 때는 식사 제대로 하고 영양제 챙겨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면 아무 문제가 없이 지내는 것과 같다.

(2) 그러나 우리의 인생이 그리 녹록치 않다. 

마귀/죄는 우리의 인생을 아무 일 없이 평탄하게 흘러가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통과한다. 때로는 죽음의 올가미가 우리를 얽어매고 꼼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때도 있다. 지옥 같은 고통이 엄습해서 숨쉬기조차 힘들게 만들 때도 있다. 돈, 건강, 관계문제로 갑갑해진다. 

그럴 때가 되면, 신앙생활은 더 이상 고상한 문화생활이 아니게 된다.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되고, 하나님의 존재와 하나님의 도움이 아주 절실해 진다. 

이렇게 되면 하나님을 믿느냐 아니냐가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이 된다.

건강에 큰 문제가 생겨서 커다란 수술을 받아야 하고 수술보다 더 고통스러운 기나긴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래도 다행히 명의를 만나서 올바른 진단을 받고 올바른 치료를 받아야 생명을 건질 수 있다.

우리의 간구를 들어주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꺼이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절실히 필요하다.

(3) 인생에서 힘든 일을 만났을 때 어떻게 이겨내나?

지난 주일에는 자신이 보배를 담은 질그릇임을 인정하고, 자기가 죽을 때 보배의 능력이 나타남을 살펴보았다. 

오늘은 또 다른 비결을 소개한다. 바울은 어떻게 이겨냈는지, 그래서 고린도교인들과 우리에게 어떻게 제안하는 지 살펴보자.

2.

(1) 내가 힘든 일을 당했을 때, 나와 다른 세계에서 사는 사람의 말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맞는 말이고 올바른 해법이라고 해도 마음이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나와 똑같은/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을 만나거나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 자체가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나보다 더 힘든 사람도 있구나. 그래도 나는 좀 낫네~’

더군다나 그 사람은 그렇게 힘든 일을 어떻게 대처/극복했는지를 듣는다면 단순한 위로 차원이 아니라 실제적인 힘이 된다.

(2) 바울이 그런 경험을 하였다. 

사방에서 죄어 들어옴, 답답한 일, 박해, 거꾸러뜨리려고 달려드는 세력 등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한편으로는 질그릇에 담긴 보배의 능력으로, 그 능력이 나타나게 하기 위해서 자신이 죽음으로써 견디어 낼 수 있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성경을 읽음으로써 힘을 얻었다고 한다.

단순히 성경을 ‘읽은’ 게 아니라, 성경 인물과 동일시함으로써 힘을 얻었다. ‘똑같은 믿음의 영’으로써 읽음으로써 힘을 얻었다.

그래서 이렇게 한 구절을 인용한다.

13절 성경에 기록하기를, "나는 믿었다. 그러므로, 나는 말하였다." 하였습니다. 우리는 그와 똑같은 믿음의 영을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도 믿으며, 그러므로 말합니다. 

"나는 믿었다. 그러므로, 나는 말하였다." 시편 116편 10절을 칠십인역(신구약 중간기에 히브리어 성경을 그리스어로 변역한 성경)으로 인용한 것이다.

시편 기자가 이렇게 고백한 것처럼 자신도 그렇게 믿고 그렇게 말한다/고백한다는 것이다.

(3) 그런데 무슨 말인지 좀 불분명하다. 

믿으니까 말하지, 믿지도 않은 것을 말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나? 너무 당연한 말을 하는 건가?

무엇을 믿고, 무슨 말을 했다는 뜻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시편 116편을 살펴보려고 한다.

3. 시편 116편

(1) 평생토록 기도하겠다는 결단

1-2 주님, 주님께서 나의 간구를 들어주시기에, 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 나에게 귀를 기울여 주시니, 내가 평생토록 기도하겠습니다.

나의 간구를 들어주시고 나에게 귀를 기울여 주시는 하나님께 평생토록 기도하겠다는 내용이다.

평생 기도원에서 기도만 하면서 살겠다는 말이 아니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교감/튜닝/뜻을 파악하고 순종/신뢰하고 감사.... 평생을 이렇게 기도하면서 하나님과 이런 관계로 살아가겠다!

(우리 모두가 이렇게 되기를 바란다.)

(2) 왜 이런 결단을 하나? 

간구를 들어주신 하나님이기에! 늘 나에게 귀를 기울여 주시는 분이시기에!

무슨 간구? 3-4절 죽음의 올가미, 스올(지옥)의 고통, 죽을 것만 같은 상황에서 목숨을 구하여 주십시오... 

이런 처절한 고통의 시간을 겪으면서 이 고통에서 건져달라고 간구한 것이다.

그리고 그 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께 이렇게 감사드리며 결단하고 있다.

주님께서 내 영혼을 죽음에서 건져 주시고, 내 눈에서 눈물을 거두어 주시고, 내 발이 비틀거리지 않게 하여 주셨으니,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주님 보시는 앞에서 살렵니다. 

(이런 경험이 있지 않나? 이런 체험이 있어야 한다.)

(3) 문제는, 그래서 다 해결이 되고 이제는 전혀 문제가 없나?

아니다! 여전히 인생이 고통스럽고, 믿을 사람 아무도 없다고 느껴지는 현실을 살고 있다.

10-11절 "내 인생이 왜 이렇게 고통스러우냐?" "믿을 사람 아무도 없다" 

이런 고통은 도대체 언제쯤이나 끝날 건가? 하나 끝나면 또 하나 터지고, 해도 해도 끝이 없구나. 믿을 만 하면 실망시키고, 정말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구나.

이것이 116편 시편기자가 처한 현실이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에서 건져주셨던 하나님을 기억하고 신뢰하기에, 믿음이 흔들리지 않고 여전히 이렇게 말한다.

8절 (개역개정) 주께서 내 영혼(생명)을 사망에서 (건지시고), 내 눈을 눈물에서 (건지시며), 내 발을 넘어짐에서 건지셨나이다.

파탄날 것만 같은 내 삶을 사망에서 건지시고, 밤낮 흘리는 눈물에서 내 눈을 건지시어 눈물 대신에 기쁨의 웃음이 가득하게 될 날이 올 것이고, 여기저기/이 문제 저 문제/이 사람 저 사람에게 걸려서 넘어지거나 넘어질 뻔하는 위태위태한 상황에서 나를 건지실 것을 내가 믿나이다. 

사 61:3 재 대신에 화관을 씌워 주시며, 슬픔 대신에 기쁨의 기름을 발라 주시며, 괴로운 마음 대신에 찬송이 마음에 가득 차게 하셨다.

하나님께서 결국에는 이렇게 해 주실 것을 믿기에 이렇게 고백합니다!!

그래서 "나는 믿었다. 그러므로, 나는 말하였다." 이런 고백을 한 것이다.

(5) 무엇을 믿었나? 하나님은 나의 간구를 들어주시는 분, 하나님의 나에게 귀를 기울여 주시는 분, 하나님은 죽음의 고통에서 구해 주신 분! 앞으로도 그러실 분!

무엇을 말하나?(고백/선포) 여전히 인생이 고통스럽고, 세상에는 믿을 사람 하나 없는 현실이지만

8절 (개역개정) 주께서 내 영혼(생명)을 사망에서 (건지시고), 내 눈을 눈물에서 (건지시며), 내 발을 넘어짐에서 건져 주실 것이며 (그래서) 나는 살아 있는 동안 주님 보시는 앞에서 살렵니다. (결단)

4. 

(1) 바울은 이 시편에 큰 은혜를 받았다. 

자기와 똑같은 처지/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시편 기자는 믿음을 지켰고, 그래서 신앙을 고백하는 말을 했다. 

그래서 바울도 믿음을 지키고,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나도 그(시편 기자)와 똑같은 믿음의 영을 가지고 믿음을 지키고, 그래서 말했다.

나도 하나님이 나의 어려움에서 건져주실 것을 믿는다, 그런 하나님을 신뢰한다, 하나님께 필사적으로 간구한다고!

(2) 아니, 한 걸음 더 나가서 이렇게 말했다.

14절 주 예수를 살리신 분이 예수와 함께 우리도 살리시고, 여러분과 함께 세워주시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죽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죽음에서 살아날 것이다!

고통의 최고 정점이 죽음인데, 그 죽음을 이기고 살아난다는 소망과 믿음을 선포하고 있다.

고통을 이겨내는 정도가 아니라, 고통 자체가 없는 세상으로 인도하실 것을 믿고 바란다는 말이다. 

바울은 이런 식으로 어려움을 참고 견딜 수 있었다.

성경을 깊이 읽으면서 ‘동일시’ 하면서, 성경 인물과 똑같은 믿음의 영으로, 그들의 상황과 고백에 아멘! 하면서 자기도 똑같은 삶과 고백을 하리라 마음먹으면서 어려움을 이겨 나갈 수 있었다.

5. 우리는 어떤가?

시 116편 기자와 똑같은 믿음의 영을 가지고 있나?

비록 지금은 여전히 고통과 어려움의 길을 걸어가고 있지만, 날 구원하신 하나님, 과거에 은혜를 베풀어주신 하나님께서, ‘내 영혼을 사망에서 (건지시고), 내 눈을 눈물에서 (건지시며), 내 발을 넘어짐에서 건지’실 것이라고 믿나?

그래서 살아 있는 동안 주님 보시는 앞에서 살겠다. 즉 평생에 주님을 의지/신뢰하면서 살겠다. 

더 나아가서 예수님처럼 죽음에서 살아나서 모든 고통이 아예 없는 그 날을 보게 될 것이라는 소망과 믿음을 고백하나?

시편기자처럼? 바울처럼?

8/21/2022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