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 강해 5

그리스도의 향기: 나는 어떤 냄새가 나나?

2:12-17

요즘은 냄새에 민감해진 시대다.

좋은 냄새가 나는 향을 많이 사용한다. 예) 향수, 화장품, 방향제, 디퓨저 등

어떤 냄새가 가장 불쾌한 냄새인가? 예) 입 냄새, 발꼬랑내? 땀에 젖어서 행주 쉰 냄새나는 속옷?

불쾌한 냄새에 민감한 이유는 자기 보호를 위해서라고 한다.

오늘은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자는 내용이다. 향기라는 단어 자체가 참 예쁘고 기분 좋다. 

그런데 지난주일 본문이 단순한 용서가 아니라 용서와 화해이듯이, 오늘 본문도 그저 그리스도의 좋은 향기가 되자는 말이 아니다. 자의적 해석을 피하기 위해서 본문 설명을 한다.

1. 본문 설명

(1) 바울은 전도하기 위해서 드로아로 갔을 때 전도의 기회가 열렸다고 한다. 드로아는 바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지금의 터키 지방에서 계속 복음의 문이 닫혀서 마음 고생하다가 드로아에 이르러서 그곳에서 마게도니야 환상을 보았다. 그래서 지금의 유럽으로 건너가서 빌립보, 데살로니가 그리고 고린도에 이르면서 복음을 전했던 의미가 있는 곳이었다. 

그런 의미 있는 곳에서 다시 전도의 기회가 주어졌지만 도저히 집중할 수가 없었다. 디도에게서 올 고린도교회의 소식이 너무나 궁금하고 신경이 쓰였기 때문이다. 그런 초조한 마음 중에 갑자기 어떤 생각이 확 떠오르며 자신/그리스도인이 어떤 상황 중이며 어떤 역할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깨달아졌다.

(2) 그리스도의 개선 행렬

그것은 바울은 전에 여러 차례 보았던 로마의 개선 행렬 장면이었다. 개선장군이 군대를 이끌고 개선문을 통해서 들어온다. 나팔소리가 나면 온 로마시민이 나와서 환호한다. 승전군은 패전한 포로들을 사슬에 묶어서 끌고 들어온다. 그 때 함성과 환호 뿐 아니라 향불을 피운다. 그런데 그 향이 승전군에게는 승리와 생명을 확인해 주는 냄새이지만, 포로들에게는 패배와 죽음을 알려주는 냄새다. 개선 행렬의 마지막에 패전군은 처형당하고 죽게 되기 때문이다. 똑같은 향냄새가 누구에게는 승리와 생명의 냄새, 누구에게는 패배와 죽음의 냄새다. 이렇게 개선 행렬의 향냄새는 양면성을 갖는다.

예) 청국장, 두리안

바울은 불현듯 이것이 생각났다. 아! 바로 이것이구나. 그래서 복음을 전할 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그토록 전해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도 있는 것이로구나. 똑같은 복음이 양면성을 가진 메시지로 역할을 하는 거구나.

16절 멸망을 당하는 사람들에게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죽음의 냄새가 되고, 구원을 얻는 사람들에게는 생명에 이르게 하는 생명의 향기가 됩니다.

(3) 복음의 양면성

복음은 승리와 생명의 메시지다. 죄인들을 용서하시려고 하나님이 보내신 예수님은 죄와 사망을 이기고 승리하셨다. 부활이 그 뚜렷한 증거다. 죄와 사망에 대한 승리로 인해서 죽어 마땅한 죄인들에게 생명이 주어졌다. 예수를 믿는 자는 누구나 용서함을 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놀라운 특권을 주신다! 복음은 이런 메시지다!

그러나 한편 똑같은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패배와 죽음의 메시지다. 하나님께 대항하고 죄를 무기로 사람들을 유혹해서 죄의 노예로 삼던 사탄은 십자가에서 패배했다. 그럼에도 최후의 발악을 하는 사탄에 이끌리어 살아가는 사람들도 패배의 길을 걸어간다.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을 저버리고 반역한 결과로 주어진 불행한 운명(불행한 삶과 그 결국인 지옥)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안 믿는다고 멀쩡한 사람을 지옥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안 믿기에 지옥으로 가기로 선택한 사람을 구해줄 수가 없다.) 복음은 이런 양면성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죽음에 이르게 하는 죽음의 냄새’: 사람을 죽이는 냄새라는 말이 아니라, 안 받아들이면 죽게 된다는 내용의 냄새라는 말이다.

구원을 얻는 사람은 복음을 받아들여서 그것이 생명의 향기가 되고,

멸망을 당하는 사람은 복음을 거부해서 그것이 죽음의 냄새가 된다.

개선 행렬의 향내가 양면성을 가지듯이, 복음도 양면성을 가진 메시지가 되는 게 당연하다.

(4) 이렇게 양면성을 가진 복음을 올바르게 전하는 일을 누가 제대로 할 수 있으랴!

16절b 이런 일을 누가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공동번역: 이런 향기의 구실을 아무나 할 수 있겠습니까?

다들 좋은 소리를 듣기 원한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하나님은 늘 우리와 함께 하신다. 결코 버리지 않으신다. 

다 맞는 말이다.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의 약속이다. 예수님 안에서 예스가 된 약속이다. 우리가 아멘으로 화답해서 받아 누리는 약속이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지 않는가!

복음을 받아들이지/믿지 않는다면? 그것은 하나님께 커다란 모욕이 된다. 

롬 2:4 혹 네가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너를 인도하여 회개하게 하심을 알지 못하여 그의 인자하심과 용납하심과 길이 참으심이 풍성함을 멸시하느냐? (개역개정)

하나님께 모욕을 준 사람인데 아무 일 없다? 

혹은 믿는다고 하면서 슬슬 뒤로 물러간다면? 

요즘 수요예배는 히브리서의 경고 시리즈를 한다. 흘러 떠내려가지 말라, 안식에 들어가기를 힘쓰라, 성장하지 않으면 타락한다.

히 6:4 한번 빛을 받아서 하늘의 은사를 맛보고, 성령을 나누어 받고, 또 하나님의 선한 말씀과 장차 올 세상의 권능을 맛본 사람들이 타락하면, 그들을 새롭게 해서 회개에 이르게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하나님의 아들을 다시금 십자가에 못 박고 욕되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들 공정사회를 바란다. 잘 한 사람은 칭찬과 보상을, 잘 못한 사람은 책망과 처벌을 공정하게 받아야 공정사회 아닌가? 예수님을 잘 믿든지, 잘 믿지 않든지, 혹은 안 믿든지 간에 다 똑같다면 그것이 공정한가? 그것이 복음인가?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듣기 싫어하니까, 복음의 그런 부분을 말하는 일은 아무나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복음에 물타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17절 우리는, 저 많은 사람들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팔아서 먹고 살아가는 장사꾼이 아닙니다.

복음팔이 장사꾼. 거짓 전도자, 거짓 그리스도인

심판은 무슨 심판. 하나님은 사랑이셔 등등

2. 적용: 나는 어떤 냄새가 나나?

(1)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는 사람인가?

그리스도의 향기는 어떤 냄새인가? 

예쁜 꽃향기가 아니다. 승리와 생명의 냄새다. 하지만 고상하고 좋은 향수 냄새만이 아니다. 성공의 냄새만은 아니다.

개선 행렬의 승리를 위해서, 전쟁터에서 씻지도 못하고 피땀 흘리며 싸우느라 몸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일 수도 있다.

예수님처럼 용서하기 위해서, 끙끙거리며 겨우겨우 용서하기로 결단한 땀냄새일 수도 있다.

예수님처럼 섬기려고, 이마와 옷이 흠뻑 젖은 땀냄새일 수도 있다.

냄새에 국한하지 말고, 삶의 모습이라고 보자.

죄인이라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용기일 수도 있다.

기꺼이 받아들이고 용서하며 화해하는 포용일 수도 있다.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아가면서도 하나님을 굳게 붙들고 살아가는 모습일 수도 있다.

(2) 이런 냄새/이런 모습이 믿는 사람에게는 감동과 도전으로 다가 온다.

그래서 구원을 얻는 사람들에게는 생명에 이르게 하는 생명의 향기가 된다.

하지만 믿지 않는 사람(멸망을 당하는 사람)에게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죽음의 냄새, 죽게 하는 냄새라기보다는 미련하고 바보스럽게 보이는 불쾌한 냄새가 된다.

그리스도의 향기는 양면성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냄새도 그러한가? 믿지 않는 사람/믿지 않기로 작정한 사람에게는 ‘죽음의 냄새’ 곧 이상하고 불쾌한 냄새인가? 그런 양면적인 냄새인가? 그저 좋은 냄새만인가? 

(3) 우리는 세상의 냄새를 풍기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세상의 냄새? 약삭빠르게 손익 계산에 밝음, 손해 보기 싫어함, 권력을 휘두름(자기가 바라는 대로 되어야 함, 안 되면 불편하고, 불쾌하고, 열 받는다. 그리고 괴롭힌다), 자기부인과 거리가 멈, 눈에 보이는 것이 마치 영원한 것인냥 살아감, ....

이런 냄새가 난다. 세상 냄새가 심하게 난다.

그런데 자기만 모른다. 세상 냄새가 얼마나 나는지 자기만 모른다.

마치 담배 피는 사람이 자기에게서 담배 냄새가 나는 걸 모르듯이...

나에게 어떤 냄새가 난다고 말해 줄 수 있는 공동체가 있나?

우리는 어떤 냄새를 풍기며 살아가나?

우리의 삶은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나?

7/17/2022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