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 강해 4

용서와 화해: 이상과 현실

2:1-11(5-11)

오늘의 주제는 용서와 화해다. 용서와 화해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이다. 반대로 사탄이 싫어하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그냥 주제 설교로 할 수도 있지만, 강해설교 중이므로 성경의 내용을 먼저 설명 드리고 주제에 관해서 말씀 드리겠다. 

1. 본문 설명

(1) 고린도교회에는 문제가 많았다. 그래서 고린도전서를 써서 디모데 편으로 보냈다. 그런데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방문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교인을 책망했다. 그런데 더 안 좋았다. 문제를 일으키는 교인이 수긍하기는커녕 고린도교인들도 그 사람을 지지하는 바람에, 바울은 오히려 모욕을 당한 채 떠나야 했다. 그런 후 아무래도 그냥 놔두었다가는 하나님의 귀한 교회 전체가 잘못될 것 같다는 생각에 ‘눈물의 편지’를 써서 디도 편으로 보냈다. 그리고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렸는데, 너무나도 감사하게도 그 편지를 읽고 고린도교인들이 상황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회개하였다(고후 7:8-9).

(2) 동시에 고린도교회가 문제 당사자를 치리/징계했다는 소식(6절: 충분한 벌)을 들었다. 한편으로는 교회가 바로 잡혀가게 되었기에 기뻤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걱정이 되었다. 그 사람이 회개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린도교인들이 그를 용서하고 다시 받아들여주지 않고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의 본문은 그 부분에 대한 내용이다.

(3) 고린도교인들은 그 사람을 왜 용서해 주지 않았을까? 

(용서가 뭐 그렇게 어렵냐고? 직접 당해 보지 않아서, 옳고 그름에 대한 확실한 기준이 없어서...)

그 사람이 바울과 교회에 준 아픔과 상처가 얼마나 큰데 그게 어디 쉽겠나? 자기들도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지지하다가 바울 사도의 마음을 이토록 아프게 했다. 또 분별력이 없어서 자칫 교회를 더 큰 어려움에 빠지게 할 뻔했다는 걸 생각하면, 그 사람에게 속아 넘어간 게 얼마나 괘씸하고 억울했겠나! 그래서 쉽게 용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4) 바울도 그 사람을 용서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사람 때문에 당한 모욕/황당함/억울함, 고린도교회와 결별할 뻔한 것을 생각할 때. 그러나 그가 회개했으면 용서해 주라고 한다.

7-8 여러분은 도리어 그를 용서해 주고,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 그러므로 나는, 여러분이 그에게 사랑을 나타내어 보이기를 권합니다.

더 적극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10 여러분이 누구에게 무엇을 용서해 주면, 나도 용서해 줍니다. 내가 용서한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그리스도 앞에서 여러분을 위하여 용서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투다. 너희가 용서하면, 하늘의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신다. 

여러분이 용서하면 (더 큰 상처와 모욕을 받은) 나도 용서할 겁니다. (그런데 실은 나는 이미 용서했습니다) 왜냐하면 나를 용서해 주신 그리스도 앞에 설 때 용서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5) 용서를 강조하기 위해서 이것이 일종의 순종 테스트라고 한다.

‘눈물의 편지’에서는 그를 징계하라고 했다. 그것은 일종의 시험/테스트였다고 한다.

9 내가 그 편지를 쓴 것은, 여러분이 모든 일에 순종하는지를 시험하여 알아보려는 것이었습니다.

징계하라는 것이 순종의 테스트였다면, 용서하라는 것도 순종의 테스트라는 논리다.

(6) 징계를 받고 회개한 그 사람을 용서하고 받아들여 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a) 그 사람은 지나친 슬픔에 짓눌리게 된다(7절).

회개해도 아무 소용이 없네? 그러면서 쓴 뿌리, 원망, 원한을 갖게 되고 결국 교회/하나님을 떠날 지도 모른다.

(b) 사탄의 속셈에 넘어간다(11절).

이게 더 큰 문제다. 용서치 않음, 쓴 뿌리, 원망, 원한, 복수심은 사탄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영적 음식 쓰레기다.

예) 초파리: 먹을 게 없으니까 결국 사라졌다!

2. 이상과 현실

(1) 본문의 내용은 책망, 징계, 회개, 용서, 화해의 이상적인 프로세스를 말해준다.

중간에 힘들고 괴로웠지만, 결국 잘 해결되었다. 그래서 교회 내의 문제를 이런 과정을 밟으면서 해결하자고 배워나갈 수 있다.

잘못한 부분을 책망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징계/치리를 하고,

그런 징계를 뼈아프게 받아들이면서 회개하고,

회개한 사람을 용서하고 받아주고 화해하면서 다시 하나가 되는 모습!

얼마나 아름다운가!

(2) 하지만 교회의 현실은 조금 다르다. 

우선, 잘못을 책망하고 징계하는 것부터가 힘들다. 

책망과 징계는 우선적으로 권위가 인정되어야 하는데, 권위가 과도하게 행사되거나 혹은 권위를 무시하기 때문이다.

- 과도한 권위의 예: 교회의 권위/담임 목사의 카리스마가 엄청나게 쎈 교회. BBC의 경험을 볼 때 당장은 책망을 받아들이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눈치 보기, 억압, 상처/원망으로 남더라.

-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은 대개 교회의(하나님의) 권위 자체를 부정한다.

그래서 괜히 책망했다가 성경적인 프로세스를 밟아 보지도 못하고, 오히려 교회 나갈까 봐, 교회가 사랑 없다고 할까 봐 말하지도 못한다.

괜히 말했다가 잡음만 나고, 결국은 징계/치리를 하기도 전에 기분 나쁘다고 교회를 나가 버린다.

좋게 생각하면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이 알아서 징계하신 셈이라고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교인이 다른 교회에 가면 일군이 왔다며 환영해 준다. 그 교회에 가서 전 교회의 욕을 실컷 한다. 그러면, 세상에 그런 이상한 교회가 다 있냐며 들어준다. 그리고 새 교회에서 역할을 맡긴다. 그러다가 결국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

바울 당시는 고린도에 다른 교회가 없었다! 고린도교회는 고린도 도시 안에 있는 여러 가정교회의 총합. 교회를 떠난다는 말은 곧 신앙을 버리고 하나님의 품을 떠나서, 다시 우상에게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사방에 교회가 있고 교단 충성도도 점점 약해지는 요즘과는 다르다.

(3)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잘 모르겠다!

언젠가 이렇게 이상적인 과정을 잘 밟을 수 있을 때가 올 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이 본문이 말하는 것이 회개를 하지 않고, 계속 교회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사람을 무조건 용서하라는 말은 아니다. 무조건 살살 달래주라는 말이 아니다. 

성경은 잘못 책망, 징계, 회개, 용서, 화해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각각의 단계를 올바로 밟아야만 된다. 

다만 그 각각의 단계를 기계적으로 수행하는 게 아니라, 단계 하나하나마다 성령님의 인도를 받으면서 지혜와 인내를 가지고 수행해야 할 것이다. 더 힘들다. 그러나 그렇게 해야 한다.

3. 용서와 화해의 차이

본문은 그냥 용서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용서를 통한 화해다.

이것을 교회적 차원이 아니라 일반적 차원을 살펴보자.

(1) 용서와 화해는 다르다

용서는 혼자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요구에 순종하기로 결심, 아픔과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더 이상 미움과 원망의 독을 품지 않기로 결심하고 혼자서 하는 것이다. 

가해자의 사과/회개와 상관없이 나 혼자 할 수 있다.

용서하고 금방 잊어버리게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받은 상처나 불이익을 되갚지 않기로, 보복하지 않기로 결심하는 것이 용서다.

하지만 화해는 둘이서 하는 것이다.

화해는 적어도 2가지 전제가 있다. 먼저, 문제 일으킨 사람/가해자의 진정한 회개와 사과가 있어야 하고, 그 다음 관계를 회복해도 안심이 되는 상황이 되어야 한다. (고린도후서의 상황)

극단적인 예) 진정한 변화 없는 가정폭력/성폭력자와 한 집에 산다?

그래서 화해는 훨씬 힘들고 어렵다. 그리고 더 드물다.

예) 나도 화해를 바라기는 하지만 용서에서 머문 관계가 있다.

나는 용서했지만, 그래서 더 이상 아픔에 사로잡히거나 보복하려는 마음이 없지만, 상대방의 진정한 사과/회개/뉘우침이 없기 때문에, 관계의 회복까지 가지는 못하고 있다. 어쩔 수 없다. 내 할 일 했으니까.

(2) 그러나 가족은 반드시 화해까지 가야 하지 않나? 

건강하고 성숙하게 의견을 나누면서, 잘잘못을 따지고(싸울까 걱정!), 제대로 된 사과하고, 정식으로 용서하는 단계를 밟아야 한다. 그래야 화해가 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용서하며, 용서하지 않은 채 어떻게 화해하고 함께 살아가겠는가! 계속해서 미움과 원망을 쌓아갈 뿐이다. 보복할 기회만 엿보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가 폭발한다. 얼마나 불행한가!

아니면 해결되지 않은 암 덩어리를 품고 살아가는 것이다. 얼마나 불행인가!

그러기 위해서 정서적으로 건강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

정서적 유아/아동이라면 의견 충돌을 인신공격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대화가 안 된다.

교회/목장도 한 교회에서 신앙생활 하려면 화해까지 가야 한다.

시간이 필요하고 장애물이 많기 때문에, 적어도 내 쪽에서 용서는 해야 한다.

직장에서도 한 팀원으로 일하려면 화해까지 가려고 애써야 한다. 적어도 용서해야 한다.

4. 사탄의 속셈

11절 그렇게 하여(용서) 우리가 사탄에게 속아 넘어가지 않으려 하였습니다. 우리는 사탄의 속셈(계책/계략/scheme)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1) 사탄은 우리에게 절대로 용서하지 말라고, 용서는 해도 화해하지 말라고 속인다.

하지만 상처/피해 받았는데도 용서하지 않으면 2차 피해를 당하게 된다.

또한 회개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마음에 쓴뿌리가 생기고 원한이 생긴다. 

결국 서로의 관계는 상처와 원망만 가득 앉은 채 갈기갈기 찢어져 버린다.

이것이 사탄이 바라는 것이다.

사탄은 가정과 교회가 하나 되는 것을 방해하고 오히려 파괴하는 것을 바란다.

이를 위한 사탄의 속셈/계략은 분열이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분열시키고, 성도 간의 분열을 조장한다.

미움, 상처/아픔, 오해, 불신 등으로 사과/회개하지 않게 하고, 용서하지 않게 한다.

이유야 어쨌든 간에 화해하지 못하고, 적어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면, 사탄의 계략에 넘어간 거다. 

사탄이 기뻐 날 뛴다! 쟤네들 예수 믿는다고 해도 소용이 없어~~

결론

책망, 징계, 회개, 용서, 화해의 이상적인 과정을 보았다.

우리도 이런 이상적인 과정/프로세스를 경험하기를 원한다.

부족한 현실에서는 단계 별로 기계적이 아니라 성령님의 인도에 따라 지혜롭게 가야 한다.

용서해야 하는데 안 하는 사람이 있나? 사탄의 계략에 넘어가고 있다.

화해해야 하는데 안 해 주는 사람이 있나? 사탄의 속셈에 넘어간 것이다.

사탄은 용서와 화해를 싫어한다. 분열을 좋아한다. 

아직 분열의 상태에 있다면 사탄에게 완전히 속아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성령님의 도움으로 벗어나자. 자유의지를 발휘하자.

7/10/2022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