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으로 건강한 그리스도인 #8

상실과 슬픔은 성숙의 통로가 된다

욥 3:3:1-3, 11, 20, 23, 42:5, 10

이쯤에는 ‘정서적으로 건강함’이란 표현이 많이 익숙해 지셨을 것이다. 영성(하나님과 개인적 관계)과 종교 활동의 차이, 영성과 정서가 통합되어야 함, 거짓 자아가 아니라 참 자아, 과거의 영향력(집안 내력)에서 벗어남, 한계를 받아들임에 대해서 성경적으로 말씀드렸다. (유튜브로 복습~^^)

오늘은 상실과 슬픔에 관해서 말씀드리려고 한다. 

1. 상실은 누구나 다 겪는다 (상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림)

(1) 아프니까 청춘이다(김난도 교수)? 아프니까 부모다! 아프니까 부부다! 

-> 아프니까 인생이다!! 누구나 상실을 경험하게 되니까!

인생 살아가면서 누구나 상실을 경험한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이혼, 애인과 헤어짐, 장애(신체), 은퇴(직장), 이사, 반려견, 애착물건...

(2) 현재 상실을 겪고 있는 분도 있고, 이전에 겪었지만 여전히 상실로 인한 슬픔을 겪고 있는 경우도 있다. 살다보면 누구나 겪게 되는 상실과 슬픔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정서적으로 건강한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3) 분명한 것은 상실과 슬픔은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 일 없이 왔다가 가지 않는다.

우리를 파괴시키든지 혹은 우리를 성숙하게 하든지 둘 중 하나다. 

우리의 영혼을 짓밟든지 혹은 우리의 영혼을 새롭게 세우든지 둘 중 하나다. 

영혼을 새롭게 세워서 하나님이 주시는 새로운 기회를 붙잡을 수 있게 하고, 예수님과 같은 깊은 영혼의 소유자가 되게 할 수 있다. 선택은 우리에게 있다. 

2. 상실을 충분히 애도해야 한다

(1) 상실을 겪을 때의 자연스러운 반응은? 의문, 당황 등이 있지만 결국 고통과 슬픔이다. 

슬픔을 겪는 기간을 애도기간이라고 한다. Grieving Period

(2) 예를 들어, 장례식이 끝났다고 애도기간이 끝난 것은 절대로 아니다.

애도기간은 6개월, 1년 아니 그 이상을 갈 수 있다.

애도 기간, 애도의 정도, 애도의 대상도 다 다르다. (뭐, 그걸 가지고 그러니? No!)

(3) 문제는 애도기간을 서두르려거나, 비정상으로 여기거나, 비성경적으로 여기는 것이다.

‘믿는 사람에게는 소망이 있잖아요. 슬퍼하지만 말고 어서 일어나세요.’ 슬퍼하는 건 불신의 표시?

현대사회, 신앙의 세계에서는 잘된 일, 좋은 일만 기대(?)하기 때문에(성공신화), 상실/슬픔은 애써 외면하고 부인하는 경향이 있다.

일에 몰두하거나 여러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부정(이 정도는 괜찮아), 책임전가(누구 때문이야), 자책(내 탓), 합리화, 일반화(다른 사람에 비하며 아무 것도 아니야) 등 (슬프다! 힘들다! 고통스럽다!)

심한 경우 정서적인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분노 폭발, 우울증 뿐 아니라 수동 공격성(passive aggressive: 아, 몰라. 짜증나. 회의에 늦게 참석), 냉소적 발언, 침묵 등의 방식

(4) 상실과 신앙

상실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발생한다. 그런데 교회에서의 상실 경험은 자칫 신앙적 회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예) 윤현주 목사님, 교회에서 겪은 아픔(사람들과 아픈 이별/상실)

‘하나님께 실망했습니다. 교회도 소용없군....’ 이러면서 신앙을 저버린다?

아니다! 어디서나 경험할 법한 상실일 뿐이다.

3. 상실과 슬픔을 맞이하는 성경적 방법

욥은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상실했다/잃었다. 자녀(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 재산, 건강, 부부관계, 명예... 마치 대재앙(예: 동일본 대지진, 우크라이나 전쟁)

대부분 우리는 하나씩 서서히 상실한다.

욥은 커다란 상실을 당했을 때 (1) 자신의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고 충분히 애도/표현했다. (2) 그리고 혼돈 중에도 하나님을 기다렸으며 (3) 결국 이전과는 다른 성숙의 단계로 넘어갔다. 욥의 경우를 보면서 상실과 슬픔을 맞이하는 성경적 방법을 살펴보자

(1) 고통/슬픔을 표현하고 충분히 애도하라

(a) 우리가 기억하는/배운 욥의 반응은 신앙적/의지적 반응이었다.

1:21 모태에서 빈손으로 태어났으니, 죽을 때에도 빈손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주신 분도 주님이시요, 가져가신 분도 주님이시니, 주님의 이름을 찬양할 뿐입니다.

얼마나 멋진가! 하지만 욥이 이렇게만 반응했다면 정서는 망가졌을 지도 모른다.

본문은 욥의 감정적 반응 부분이다. 의지적/신앙적 반응과는 달리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반응이다. 자신의 출생을 한탄하고 하나님을 원망하면서 자신의 고통과 슬픔을 표현한다.

억누를 필요가 없다. 억누르면 오히려 망가진다.

(b) 예수님도 겟세마네 동산에서 근심과 괴로움 그리고 두려움을 제자들에게 표출하셨다.

마 26:38 "내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머무르며 나와 함께 깨어 있어라."

그리고 하나님께도 표출하셨다.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서 기도하셨다. "나의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해주십시오. 그러나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해주십시오." 근엄한 자세로? 처절한 상태로!

상실을 겪을 때 슬퍼할 수 있다. 슬퍼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슬퍼해야 한다. 안 하면 비정상!

시편 62:8 하나님만이 우리의 피난처이시니, 백성아, 언제든지 그만을 의지하고, 그에게 너희의 속마음을 털어놓아라. 

하나님께 속마음/솔직한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어야 한다. 

신앙적으로 억누르거나, 서둘러 회복하려거나, 의무적으로 감사와 기쁨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

무시하고 다른 일/물질에 의존하는 중독이 되거나, 심리적 방어기제를 작동시켜서도 안 된다.

슬픈 건 슬픈 거다. 아픈 건 아픈 거다. 다른 이유와 설명이 필요 없다. 

욥처럼 한탄하고 원망할 수도 있다. 예수님처럼 괴로워하고 두려워할 수 있다. 

감정을 의지로 억누를 수 없다.

(2) 하나님을 기다리라

세월이 약이라서 시간이 지나면 슬픔은 점점 사라진다지만, 그냥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 기간에 하나님을 기다린다. 혼란스러운 과도기 속에서 하나님을 기다린다. 여기서부터 신앙인은 다른 행보를 보인다. 

(a) 아픔과 슬픔을 겪으면서 수많은 의문이 든다. (어찌하여? 왜?)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믿는 신앙인이기에 오히려 더 괴롭다. 그래서 혼란스럽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간에 그런 아픔/슬픔/의문을  하나님 앞에 들고 가서 잠잠히 기다린다.

상실과 슬픔의 시간에 하나님을 기다리는 것은 빠른 해법을 원하는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것이라서 힘들다. 혼돈 속에 있는 하나님의 신비를 기다리지 못한다. 그래서 단순한 성경적 원리로 신속하게 이해하고 정리하려고 한다. 욥의 친구들이 그랬다.

친구들은 단순한 원리로 욥을 정리해 주려고 했다. ‘죄를 지었으니까 벌을 받는 거야. 빨리 회개하고 털어버리자.’ 그러나 그렇게 될 때도 있지만, 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욥의 경우가 그랬다. 

(b) 기다림이 그토록 힘든 것은 하나님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신지 혹은 이 기다림이 언제 끝날지, 아니 끝나기는 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기다림의 기간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고, 우리가 느끼지 못했을 뿐, 하나님은 변함없이 일하고 계신다.

길을 만드시는 분(Way Maker)

주의 일하심 볼 수 없어도, 주의 일하심 알 수 없어도, 

주는 결코 멈추지 않네, 주는 결코 멈추지 않네

Even when I don't see it, You're working,

Even when I can't feel it, You're working,

You never stop, You never stop working, 

You never stop, You never stop working.

(c) 혼란스러운 과도기는 우리가 비워지는 기간이다. 이 비워짐의 목적은 한 가지이다. 더 좋고 새로운 뭔가를 위한 공간을 내는 것이다.

욥은 정확히 얼마동안 기다렸는지 모르지만, 친구들의 강요를 견디며 계속 기다렸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결국 하나님을 만났다. 영광스러운 모습...!

하나님은 최적의 시간을 기다리고 계셨던 것이다.

(3) 이전과는 다른 성숙의 단계로 넘어간다

욥은 갑절 축복을 받았다. 해피 엔딩이다?

그러나 그렇게만 이해한다면 헛고생을 한 사람이다.

42:5 주님이 어떤 분이시라는 것을, 지금까지는 제가 귀로만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가 제 눈으로 주님을 뵙습니다.

(a) 눈으로 하나님을 보고 난 후 어떻게 되었나? 어떤 변화/성숙?

친구들을 용서하자 재산을 회복시켜 주셨다. 

그러자 친척/친구들이 찾아와서(이제서야?) 위로하고 돈/금반지를 주었다(명예 회복). 그래서 재산이 갑절이 되었다. 그리고 자녀들도 새로 7남 3녀를 얻었다.

그래서? 욥이 이 모든 만회에 만족했다? 물질적 축복, 명예 회복, 자녀의 복으로 만족? 이것이 끝인가? 이것을 위해서 상실과 슬픔을 겪어냈던 것인가? 아닐 것이다.

욥은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고,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그런 영적인 면에서 갑절의 축복을 받은 삶이 되었다는 말이다.

(b) 상실과 슬픔을 견디고 나면 많은 선한 열매를 얻게 된다.

그는 하나님을 눈으로 본 사람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하나님을 만난 사람이다.

이런 모든 회복에 그다지 만족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더 큰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예)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

슬픔을 겪은 만큼 다른 사람을 연민의 마음으로 긍휼히 여기게 된다. 하나님은 모든 권세를 가지셨지만, 연민(compassion)으로 인간을 대하셨다. ‘불쌍히 여기셨다!’ 연민을 유일한 권위로 삼으시는 하나님! 하나님의 연민이 우리에게 힘을 주고, 우리를 격려하며, 숨은 재능/은사를 찾아내며, 놀라운 일을 행하게 하신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는(연민) 폭과 깊이가 달라지고, 

그래서 용서하는 중보기도를 할 수 있고, 

인생을 긴 안목으로 보는 눈이 생기고 문제를 대처하는 방식이 노련해 지고....

무엇보다 가장 큰 열매는 하나님과의 관계(친밀한 관계)일 것이다.

결론

누구나 상실을 경험한다. 아픔과 슬픔이 따라온다.

억지로 덮거나 무시하지 말자. 정서적으로 망가지기 쉽다.

충분히 슬퍼하고 애도하자.

혼돈의 시간에 하나님을 기다리자.

그러면 더욱 성숙한 삶으로 변화될 것이다.

5/15/2022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