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강해 35

사랑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12:31-13:8

그 유명한 사랑장이다. 나는 사랑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 사랑이 줄줄 넘쳐서 막 퍼주는 타입이 아니다. 사랑에 대해서는 늘 부족함을 느끼고 찔리는데, 사랑에 대해서 설교할 자격이 있을까? 하지만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것이기에, 용기를 내 본다. 가장 좋은 것은 ‘하나님의 말씀은 이렇고, 나는 이렇게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지만, 일단 전자라도 충실히 해보자는 마음이다.

맥락 이해

일부러 본문을 12:31부터로 잡았다. 그래야 문맥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장은 사랑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고린도교회 내부의 복잡한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중이다. 성령의 은사, 특히 초자연적인 은사가 풍성했지만, 그것이 질서/배려 없이 무분별하게 발휘되어서 문제가 생긴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말을 하는 중에 나온 것이다. 그래서 은사를 배경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 어떠한 놀라운 은사보다 ‘더 큰 은사’, ‘가장 좋은 길’로서 사랑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랑은?

오래 참고, 친절(온유)합니다. 시기하지 않으며(나보다 잘 되어도), 뽐내지(자랑하지) 않으며(내가 더 잘 되어도), 교만하지 않습니다.
무례하지 않으며(사랑한다는 이유로), 자기의 이익을 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으며, 원한을 품지(악한 것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불의를 기뻐하지 않으며,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모든 것(허물/약점)을 덮어 주며(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믿어줌), 모든 것(그가 소망하는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딥니다.

1. 사랑 없는 은사나 섬김은 소용이 없다

(1) 1-2절: 12장에 열거된 고린도 교인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초자연적 은사들. 

방언(사람의 모든 말과 천사의 말), 예언, 믿음(산을 옮길 만한 능력), 지식/지혜의 말씀, 병고침 

하지만 사랑이 없으면 그 모든 은사들은 아무 것도 아니다.

사랑의 마음으로 은사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면 아무 소용이 없다. Show off?

(2) 3절: 섬김의 은사

모든 소유를 나누어주고, 자랑삼아 몸을 넘겨줌

‘자랑삼아’(새번역)와 ‘불사르게’(개역개정)를 뜻하는 헬라어는 알파벳 하나 차이. 

‘자랑삼아 몸을 내어준다’: 고난을 자랑한다는 의미(롬 5:3 환란을 자랑합니다).

‘몸을 불사른다’: 순교?

어떻게 읽어도 고난과 희생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것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

사랑의 마음으로 섬김을 베풀고 희생을 하는 게 아니라면, 상대에게는 이로움이 있는지 모르지만, ‘내게는 아무런 이로움이 없다’.

(3) 정말로 사랑 없이도 그렇게 할 수 있나? 그렇다!

칭찬받고 싶은 마음에 자기 물건 다 주는 아이의 심정 -> 존경받고 싶은 욕구에서

적선하면 극락에 간다는 믿음 때문에

독재 정권에 맞서 분신자살. 사랑보다는 독재 정권에 대한 분노/미움, 답답함 때문일 수 있다.

(4) 은사와 섬김이 필요 없다는 말로 이해하지 말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은사와 섬김으로 남을 돕고, 하나님을 체험하고, 덕을 세우자.

하지만 사랑이 빠진 은사와 섬김은 소용없다는 말이다.

오히려 도움보다는 혼란과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말이다.

고린도교회의 예: 지식(비신자 배려없이 우상에 바친 음식 먹음), 방언(무질서)

구제/도움 줄 때 사랑 없이 하면(한 푼 던져주듯이) 자존심 상하게 된다.

섬김으로 남을 도와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기분만 나쁘게 한다? (고마운 줄 알아라...)

즉, 모든 은사 발휘와 섬김/희생은 사랑이 동기가 되어야 한다.

예) 비주얼이 좋지만 간이 안 맞는 음식. 소금이 빠지면 안 된다.

초자연적인 은사가 없어도 괜찮다. 사랑만 있으면 된다.

엄청난 섬김이 아니어도 괜찮다. 사랑만 있으면 된다.

2.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오래 참고, 친절합니다. 시기하지 않으며,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무례하지 않으며, 자기의 이익을 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으며, 원한을 품지 않습니다.
불의를 기뻐하지 않으며,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모든 것을 덮어 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딥니다.

(1) 사랑의 대상은 매일 대하는 사람이다

너무 소시민적인가? 아니다. 사랑에 대한 성경적 정의를 내리려는 게 아니라, 고린도교인들에게 교회 내에서 서로 이렇게 사랑하라고 당부하는 부분이다. 인류를 사랑한다는 박애주의자, 민족을 사랑한다는 민족주의자, 국민을 사랑한다는 정치가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매일 부대끼는 교인(목장식구), 가족, 직장 동료를 대상으로 하는 말이다.

‘사랑은 대상이 크면 클수록 추상적인 사랑이 될 수밖에 없고, 추상적인 사랑은 하기 쉽다.’

인류, 나라를 사랑하는 것은 오히려 쉽다. 대상이 모두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진짜로 사랑하기 힘든 대상은 매일 부대끼면서 살아야 하는 주위 사람들이다.

가족(매일, 평생), 직장 동료(매일, 하루 종일), 목장 식구들(매주 자주), 교회 식구(매주, 오래)...

진짜 사랑하는지 아닌지는 일상생활에서 대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봐서 알 수 있다.

이들을 대할 때, 오래 참음, 친절함, 무례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모든 것을 덮어 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딘다면? 사랑하는 것이다!

(2) 사랑은 연민/불쌍히 여김에서 시작한다

(a) 헬라어의 사랑: 남녀 간의 에로스, 친구 간의 필로서, 하나님의 아가페

서로 사랑하되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아가페)하신 것과 같이 사랑하라는 것이다.

거의 불가능! 그래도 도전!

그런데 하나님의 사랑(우리를 향한)의 기저/베이스는? 연민! 불쌍히 여김. 자비와 긍휼

시 103:13-14 부모가 자식을 가엾게 여기듯이, 주님께서는 주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을 가엾게 여기신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어떻게 창조되었음을 알고 계시기 때문이며, 우리가 한갓 티끌임을 알고 계시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하나님은 인간이 불쌍해서 사랑하신다.

그러므로 우리도 하나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하기 원한다면, 연민에서 시작해야 한다.

연민의 마음 없이는 4-7절에서 묘사된 사랑이 불가능하다.

(b) 불쌍하기는커녕 부럽다? 불쌍하긴 불쌍하지만 얄밉게 불쌍하다?

나보다 부자? 부자는 돈 걱정, 돈 있으면 대개 사람이 없다, 돈으로도 자식은 어떻게 할 수 없다.

나보다 힘이 세다? 나이 들면 다 약해 진다. 머리숱이 슬슬 빠지고, 목소리에 힘이 슬슬 약해지고...

‘라떼는 말이야’? 젊은 MZ세대의 고민과 고충. (은행이자 10% 시대)

호강하는 애들? 경쟁에 시달려 마음고생이 너무 많다.

연예인, 정치인, 기업의 총수? 마음대로 어디 가지도 못한다. 

인간은 불쌍한 존재다.

늙고 죽는다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불쌍한 존재다.

분노로, 욕심으로, 열등감으로, 악습으로 고생하는 많은 사람들이 불쌍하다.

죄 때문에 인간은 불쌍한 존재가 되었다.

죄에서 완전한 자유를 얻기 전의 인간은 연민의 대상이다. 

이러한 연민의 마음이 생길 때에 아가페 사랑이 가능하다.

사랑하기 힘들거든, 이런 점들을 생각해 보라. 

‘너, 참 안됐구나, 당신도 고생이 많구먼...’ 이런 마음이 들 때까지 기도하자.

(3) 사랑은 우리 힘으로는 안 된다

이것을 빨리 깨닫고 인정해야 한다. 아가페 사랑! 하나님의 사랑은 하나님이 내 안에 가득할 때만 가능하다. 남을 불쌍히 여기는 것은 먼저 내가 불쌍히 여김을 받을 때에 가능하다! 하나님으로부터!

그래서 사랑을 크리스천의 미덕이라고 여기며 사랑하려고 노력할 게 아니라, 

내 안에 예수님이 점점 더 커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노력의 포인트가 다르다)

사랑의 성품이 전부 예수님의 성품이다.

내 삶의 주도권을 점점 내려놓고, 예수님이 다스리시도록 내려놓을수록,

상대에 대한 기대, 목표, 판단, 감정을 점점 내려놓고, 예수님이 그 사람을 보시고 대하시는 것처럼 되어갈 수록, 이런 사랑은 가능해 질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을 덮어 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딥니다.

이런 사랑을 하도록 하자.

결론

(1) 은사와 섬김보다 사랑이 더 크고 좋은 길이다.

은사/섬김도 개발/발휘하자. 하지만 사랑이 빠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

(2) 매일 대하는 대상을 불쌍한 마음으로 대하자, 하나님의 마음으로 대하자. 

그러기 위해서 하나님이 내 마음을 가득 채우고 인도하시도록 하자.

7/25/2021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