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이요 생명이신 예수님

요 11:1-14

1. ‘만약에’라는 서운함

(1) 예수님과 개인적으로 친밀한 집안. 베다니의 나사로, 마르다, 마리아. 이곳에 갈 때마다 이 집에서 묵으면서 쉬시기도 하고 사역하기도 했다. 그 때마다 예수님을 정성으로 섬기고 사역을 도왔던 집안. 나사로가 중한 병이 걸렸다. 그러자 마르다/마리아는 급히 예수님께로 사람을 보냈다. 병을 고치는 능력이 있으신 예수님이 오신다면 다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을 보내고 난 후 눈이 빠지게 예수님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예수님은 오지 않고, 나사로는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2) 숨을 거두고 난 후에야 예수님이 도착하셨다는 소식에 마르다는 맞으러 나가서 말했다.

그녀의 서운함이 가득 담긴 말이었다. “주님, 주님이 여기에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을 것입니다.”

만약에 주님이 여기에 계셨더라면.... 

만약에 주님이 조금만 일찍 오셨더라면, 만약에 주님이 미리 손을 써서 병에 걸리지 않게 해 주셨다면, 만약에 주님이 시공을 초월하는 능력을 발휘하셨더라면... 만약에, 만약에....

여러 가지 서운함이 담겨있는 ‘만약에’

왜 당장 달려오지 않으셨나? 결국 예수님께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존재인가?

그동안 내가 주님을 위해서 해 드린 게 많은데.... 자신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오시더니, 우리 집을 근거지로 삼아서 많은 사역을 하고 우리 남매는 성심껏 주님을 도와드렸는데, 정작 우리가 주님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오지 않으시네? 정말 서운하다...

(3) 우리도 이런 경우가 있지 않나?

열심, 수고, 섬김... 그런데 바라던 결과가 주어지지 않았을 때 혹은 큰 어려움을 당할 때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a) 공로주의에 빠져 있는지 점검

공로주의: 내가 주님을 위해서 뭔가를 해 드렸다.

롬 11:35 누가 먼저 무엇을 드렸기에 주님의 답례(repay 빌린 돈 갚음)를 바라겠습니까?

하나님이 우리에게 빚진 게 있나? 

노!! 은혜로(공짜/선물) 죄 용서, 구원, 자녀 삼아주셨다. 

그래서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거 아닌가! 하나님이 먼저 주셨기에, 감사함으로 답례하는 것 아닌가? 답례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뭔가를 한다면? 지극히 계산적, 기복적...

(b) 하나님은 계획이 다~ 있으시다. (영화 기생충의 유행어)

일부러 나흘 뒤에 도착하시려고 지체하셨다. 유대인 민간신앙(죽은 사람의 영혼이 3일 동안 머문다)에 의해서도 완전히 인간적인 소망이 끊어지는 때를 기다리신 것이다.

일부러! 의도적으로! 선한 의도/계획을 가지고! 마르다/마리아가 몰랐을 뿐이다. 새옹지마의 어느 시점인지 몰랐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의 할 일은 전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함. 하나님은 계획이 다~ 있으시다!

하나님의 선하심(보편적), 하나님의 사랑(개인적), 하나님의 능력,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신뢰함

2. 함께 슬퍼하시는 예수님

(1) 그렇다면 예수님은 일부러 나흘 후에 도착해서, 완전 절망에 이르렀을 때에 기적적으로 다시 살리시려는 계획을 기계적으로 수행하시는 분인가?

예) 나에게 연락하는 이유가 나에 대한 순수한 관심(관계)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라,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그걸 알게 되면 정 떨어진다. 지금 예수님이 그러신가?

마리아와 조문하러 온 유대사람들이 우는 것을 보시고, 마음이 비통하여 괴로워하셨다!

(2) 예수님은 왜 마음이 비통하고 괴로워하셨을까? 계획상 조금 후에 죽은 나사로를 살리실 건데?

그런 자신의 계획/능력을 못 알아주고 마냥 우는 답답한 사람들에 대해서?

비통: ‘말이 콧김을 거칠게 내쉬다. 화가 나서 씩씩대다.’ ‘속에서 깊은 분노가 끓어올랐다’

성경학자들은 ‘비통과 괴로움’의 원인을 이렇게 설명한다.

모든 사람을 죽음으로 끌고 가는 사탄의 만행을 보고 분노에 찬 비통함! 그리고 죽음 앞에 어쩔 도리 없이 당하기만 하는 사람의 처지를 보는 괴로움!

인생의 모든 기쁨과 행복도 결국은 죽음 앞에 허무하게 사라져 버리게 된다. 그 죽음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인간을 위협하고 군림하는 사탄의 만행, 죄의 삯은 사망이기에 죄로 인한 죽음을 피하지 못하고 허망하게 죽음으로 생을 마치게 되는 인간의 연약함. 이런 것을 꿰뚫어 보시기에 비통하고 괴로워하셨다!

그래서 예수님은 눈물을 흘리셨다. 우셨다. 너무나 안타깝고 불쌍하고, 인간의 고통과 연약한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시기에 무덤가에서 우셨다.

(3) 정말로 인간의 고난/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시나?

그렇다면 고난 중에 하나님은 어디에 계신가? 

예)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의 생존자로서 1986년에 노벨평화상을 받았던 엘리 위젤의 경험 

13살 소년이 어른 2명과 함께 수용소를 탈출하려다 잡혀 교수대에 오르게 되었다. 두 어른은 소년보다 더 일찍 죽었는데, 몸무게가 가벼운 소년은 반 시간 이상 발버둥을 치다가 서서히  죽어갔다고 한다. 그 끔찍한 광경을 지켜보던 어떤 사람이 말했다. “하나님은 어디 계신가? 도대체 어디 계시는 것인가?” 그런데 그때 엘리 위젤은 자신의 마음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고 한다. "하나님은 여기에 계신다. 지금 저 교수대에 매달려 있다." (고통에 함께 하심)
엘리 위젤은 결국 수용소에서 살아남았고 수년 후 프랑스 파리로 가게 되었다. 그 곳에서 195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수아 모리악을 만나서 친분을 맺게 되었는데, 그에게 수용소에서 있었던 그 체험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때 프랑수아 모리악이 그 이야기를 듣고 엘리 위젤에게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나는 당신에게 나타난 그 분이 바로 십자가에 못 박히셨던 예수 그리스도라고 믿고 싶소. 2,000년 전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와 고통을 대신 짊어지신 그 분은, 지금도 우리가 당하는 고통과 함께 하시는 분이시지요."

그렇다! 예수님은 확실한 계획이 있으셨다. 나흘 후 죽어서 냄새가 나는 나사로를 살리실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죽음 앞에 속수무책을 당하고 있는 인간의 연약함을 깊이 이해하시고 공감하셨다. 그래서 죽음을 무기로 인간을 협박하는 사탄에 대해서 분노하며 비통해 하셨고, 죽음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인간들의 운명을 보면서 괴로워하셨다. 그래서 무덤가에서 눈물을 흘리셨다. 

우리의 연약함을 공감하시는 예수님. 아픔, 고통, 두려움, 불안을 이해하시고 공감하시는 예수님. 

공감하실 뿐 아니라, 아니 공감하시기 때문에, 그것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버리셨다. 그것이 십자가 죽음 아닌가! 엘리 위젤의 마음의 소리처럼, 우리를 대신해서 십자가라는 교수대에 매달리셨고, 지금도 우리와 함께 고통/고난의 교수대에 매달려 계신다.

3. 부활과 생명

(1) 다시 마르다와의 대화로 돌아가 본다. 약간 동문서답이다.

"주님, 주님이 여기에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라도, 나는 주님께서 하나님께 구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하나님께서 다 이루어 주실 줄 압니다."라고 하는 마르다에게 "네 오라버니가 다시 살아날 것이다"라고 말하시는 예수님께, 마르다는 퉁명스럽게 대답하였다. "마지막 날 부활의 때에 그가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은 내가 압니다." 즉 "아니, 이렇게 무심하게 늑장을 부리고 나서, 기껏 하신다는 말씀이 그런 겁니까? 마지막 날에 모든 믿는 자들이 부활하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그것쯤은 나도 압니다."

(2) 그러자 예수님이 마르다에게 아주 중요한 말씀을 하셨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어도 살고, 살아서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아니할 것이다. 네가 이것을 믿느냐?" 예수 믿는 사람은 죽어도 다시 살아나서 천국에 간다. 오케이

그러나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 죽음을 맛보지 않는다? 약간 설명하기 힘들다. 

심오한 뜻을 다 알기는 어렵지만, 대략 이런 뜻이다. (김영봉 목사)

"마르다, 너는 내가 마지막 날에 있을 부활에 대해 말하는 줄 오해하고 있구나. 아니다. 나는 ‘지금’ ‘여기서’ (Right here & Right now) 일어날 일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내가 네 오라버니를 ‘지금’ 살릴 것이다. 그러면 너는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될 것이다. 나를 믿는 사람마다 새로운 생명(육신의 생명과 죽음만이 아니라)으로 회복된다는 사실을 네가 눈으로 확인할 것이다. 자, 마르다, 너는 이 진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3) 이 질문에 대해 마르다는, "예, 주님! 주님은 세상에 오실 그리스도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내가 믿습니다"라고 완벽한 고백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아직도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지도 못했고, 믿지도 못했다. 나사로가 매장된 무덤의 입구를 막아놓은 돌을 옮겨 놓으라고 명령했을 때, 주저한 것을 보면 안다. 그러니까 완벽한 신앙고백을 했지만, 그것은 이론이었다. 

예수님이 세상에 오실 그리스도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었지만, 그리스도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분이 ‘지금’ ‘그녀에게’ ‘어떤 분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믿음이 없었다. 

예수님이 세상 마지막 때에 죽은 모든 사람들을 살리실 것이라고 굳게 믿었지만, ‘지금’ 그럴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예수님이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해 오신 분임을 알았지만, 자신의 구원을 위해 지금 자신에게 찾아온 분인 줄은 알지 못했다. 

교리적으로는 정확하고 완벽한 고백이지만, 고난 중의 나에게는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하는 고백이었습니다.

(4) 우리의 믿음은 어떤가? 

예수님이 부활이요 생명이라는 믿음이, 나중에/마지막 때에, 모든 사람을 위한 예수님인가? 아니면 지금, 여기서, 나를 위한 예수님인가?

부활이요 생명이신 예수님은, 지금은 불안/두려움/패배/죽음이고, 마지막 때에 가서야 부활이고 생명인가? 아니면 살아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면 말처럼, 지금부터의 부활이고 생명인가?

(5) 우리가 매주 주일 예배를 드리는 가장 큰 이유는 예수님의 부활을 경축하며, 그 부활이 나의 생명이 됨을 기뻐하기 위해서다. 안식일의 의미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유대교 배경), 기독교의 하이라이트는 부활이다. 

우리는 주일마다 예배를 드림으로 부활하셔서 우리 곁에 와 계신 예수님을 늘 새롭게 만나게 된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 이것이 우리가 예배 때마다 듣고 붙들어야 할 메시지다. 이것이 복음이다. 왜 복음인가? "부활이요 생명이신" 예수님과 함께 하면, 그 어떤 고난과 어려움을 당한다 해도, 어둠이 지나가고 빛이 비치며, 근심이 지나가고 평안이 찾아오고, 눈물이 그치고 기쁨이 터져 나오며, 한숨이 그치고 웃음소리가 터져나기 때문입니다. 

부활이요 생명이신 예수님과 함께 하면 그 어떤 환경에서도 희망을 말할 수 있고, 기쁨을 발견할 수 있으며, 평안 가운데 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소식이 기쁜 소식, 즉 복음입니다.

비대면 시대가 되어서 이전만큼 교회와 목장을 의존하기 힘든 시대다. 꼬박꼬박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고 성경공부하고 목장모임에 참석하면, 아쉬운 대로 신앙이 유지되고 성장되었다면, 이제는 그것이 힘든 시대다. 이런 때야말로 더욱더 본질인 부활과 생명이신 예수님과 함께 해야 한다. 말씀과 기도를 통해서 예수님을 더욱더 느끼며 부활의 능력 그리고 풍성한 생명력을 예수님으로부터 공급받아야 한다. 

2/7/2021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