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강해 3

교회를 보호하시는 하나님

행 18:11-18

지난 주일에는 고린도교회를 세우는 사람들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하나님이 바울을 보내서 개척하게 하시고, 맨 처음 만난 사람이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 그리고 (가이오) 디디도 유스도(온 교회를 돌보아 줌, 모임장소/재정), 그리스보(회당장), 스데바나(성도 섬기기로 작정한 집안), 에라스도(고위직, 헌금/사역). 이런 사람들의 헌신으로 든든하게 세워져 가는 고린도교회.

그러나 고린도교회는 유대인들의 위협과 공작으로 여전히 위험에 놓여 있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고린도교회를 보호하셨는지, 그 와중에 어떤 놀라운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본다. 

1. 로마제국의 종교정책

(1) 로마제국은 넓은 영토를 점령하면서 각 민족의 종교를 인정해 주는 정책을 폈다.

제국의 안정이 가장 중요한 목표. 그래서 (a) 종교혼합정책 (b) 황제숭배사상

(a) 종교혼합정책은 수많은 인종/민족의 종교를 수용

예) 만신전(판테온): 정복지가 늘어갈수록 섬기는 신이 계속 늘어감

(b) 황제숭배사상: 황제상 앞에서 향을 피고, ‘황제(시저)가 나의 주/Lord 입니다’라고 고백. 

이런 정책에 순응하면서 세금과 징집에 동참하면, 비교적 자유롭고 많은 자치권을 부여

(2) 유대교는 예외

주전 63년 폼페이우스가 유대 점령(하스몬 왕조)할 때 유대인 특유(!)의 유일신 사상을 알게 되고 그것을 어느 정도 인정해 줌. 정치제도와 군사력으로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고 보고 세금만 요구하고 징집과 황제숭배는 강요하지 않음

유대교는 로마제국에서 인정받은 종교로서 예루살렘에서는 성전을 중심으로, 그 밖의 지역에서는 회당을 중심으로 비교적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유대인 중에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갈등으로 인해서 이미 주후 49년에 로마에서 유대인 추방령이 내려졌다. 비슷한 갈등이 고린도에서도 발생했다. 고린도의 유대인들은 예수 믿는 유대인들을 이단이라고 여기고 활동을 중단시키기 위해서 로마의 권력을 이용하기로 했다.

2. 신임 총독 갈리오

(1) 마침 아갸야의 수도 고린도에는 총독이 새로 부임했다. 델피(델피의 신탁 oracle)에서 발견된 비문에 의하면 주후 51년에 갈리오가 아가야의 총독으로 부임했다. (성경 외 자료!!) 

새로 부임하면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 대개 지방토착세력의 요청을 잘 들어주기 마련이다. 유대인들은 그런 점을 이용하기로 하고, 바울을 갈리오 총독의 법정에 세웠다. 

행 18:13 이 사람(바울)은 법(로마법)을 어기면서, (시저 대신에) 하나님을 공경하라고 사람들을 선동(반사회적, 반정부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유대교 내부의 종교적 문제(예수?)인데, 반정부인사로 몰았다.

(2) 바울이 변론하려고 하는 순간, 갈리오가 입을 열었다.

14-15 유대 사람 여러분, 사건이 무슨 범죄나 악행에 관련된 일이면, 내가 여러분의 송사를 들어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오. 그러나 문제가 언어와 명칭과 여러분의 율법에 관련된 것이면, 여러분이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시오. 나는 이런 일에 재판관이 되고 싶지 않소.

갈리오 총독은 한 눈에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보았다. 로마의 치안문제가 아니라, 유대교 내부의 문제다. 종교적인 언어, 명칭, 율법에 관련된 이슈다. 예) 침례/세례? 성찬식 횟수? 

따라서 로마정부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당신들이 내부적으로 판단하라. 그러면서 유대인들을 법정에서 내 보냈다. 유대인들의 계략이 무산된 것이다!!

(3) 갈리오 총독은 어떤 사람?

그는 대단한 집안의 사람이었다. 그의 친형제가 네로 황제의 스승으로 유명한 세네카였다.

원래 스페인의 노바투스 가문의 사람. 아버지는 두 아들의 장래를 위해서 로마로 이사. 결국 로마 원로원 의원(상원의원)이 됨. 더 좋은 길을 위해서 더 좋은 집안의 양자로 들였다. 로마 수사학의 대가인 루키우스 갈리오의 집. 그래서 갈리오라는 성을 얻게 된 것이다.

그러고 보면 갈리오는 원래 집안도 대단하고 양자로 들어간 집은 더 대단한, 양쪽 집안에서 아주 좋은 것들만 배우고 자라서, 로마의 유력한 정치인이 되었고 총독으로 아가야 지방에 부임하게 된 것이다. 그는 학문, 권력, 지위, 재력 모두를 겸비한 인물이었다. 그래서인지 사건을 보는 통찰력이 있었고, 공정한 판결을 내렸다. 유대교 내부의 종교적 문제이지, 반로마적 사건이 아니다!

3. 이 판결의 중요성

(1) 갈리오 총독의 판결은 너무나 중요한 판결이었다. 

이제 막 개척된 고린도교회를 보호해 준 판결이었다!!

만일 갈리오 총독이 이 사건을 반사회/반정부적 사건으로 보고 바울의 전도활동을 불법으로 금지시켰다면, 고린도교회는 와해되었을 것이다. 

고린도교회뿐 아니라 초대교회를 보호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 중대한 판결이었다. 

초대교회는 큰 난관에 봉착했을 것이다. 유대인들이 지방 곳곳에서 이 판례를 들어서 크리스천을 고소하고 바울/기독교는 활동하지 못하게 되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너무나도 딱 맞는 시간에, 딱 맞는 곳에, 올바른 판결을 내릴 수 있는 딱 맞는 인물을 세워주셨다. 로마제국 정치권의 인사이동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교회를 보호하신 것이다!! (3R)

시대의 흐름, 역사적인 사건을 통해서도 교회를 보호하시는 하나님!

(2) 빌라도 총독과 비교

자연스럽게 빌라도 총독이 떠오른다. 

예루살렘의 유대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반로마적/반정부적 사건으로 몰아서 결국 로마의 처형(십자가)에 이르게 한 비슷한 케이스 

역사에는 가정이 없지만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만일 갈리오 총독이 유대의 총독이었다면? 예수님은 억울한 죽음을 피할 수 있었을까?

만일 빌라도 총독이 아가야의 총독이었다면? 기독교는 반사회/반정부 단체로 낙인 찍혀서 교회는 사라지게 되었을까?

본디오 빌라도는 군인출신 지방세력. 공을 세워서 출세한 케이스. 유대 5대 총독으로 부임했는데, 유대인의 종교적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해서 충돌이 많았다. 

예) 군사령부를 가이사랴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려고 하는 과정: 로마황제의 상과 군기(독수리상/아퀼라)가 우상숭배로 반발. 유대인들 수천명이 연좌시위로 큰 물의(결국 포기).

예) 눅 13장 성전에서 제사 드리던 갈릴리 사람(반란지역)들을 죽여서 그들의 피를 제물에 섞는 끔찍한 일

이처럼 반복되는 실수(폭정)로 인해서, 유대 지도자들은 로마황제에 상소, 자리가 위태로웠다.

그래서 빌라도는 예수님이 (정치적) 무죄라는 것을 분명히 알면서도, 유대 지도자들의 은근한 협박을 이기지 못하고 십자가형을 허락한 것이다. 

(3) 예수님은 총독을 잘 못 만났다. 안타깝다? 바울은 운이 좋다?

아니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섭리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예수님은 희생양이 되셔야 했기에(사명), 빌라도 총독 같은 인물을 만나게 하셨고,

바울은 복음을 전파해야 했기에(사명), 갈리오 총독 같은 인물을 만나게 하신 게 아닐지?

이 모든 것을 섭리하시고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큰 손길을 보게 된다.

그래서 선하시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섭리 아래에서 누구는 빌라도를 만나고, 누구는 갈리오를 만났다 해도 불평할 필요가 없다.

우리 각자는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 있다. 

그것을 위해서, 각각이 겪는 일이 다르고, 만나는 사람, 일어나는 사건이 다르다.

예) 요셉은 야곱 집안/이집트/주변 백성을 구하는 ‘큰 구원’을 위한 사명. 그래서 억울한 일을 당하면서 훈련받고 연단받게 하셨다.

불만, 불평할 필요가 없다. 

고난이 와도 좋으신 하나님의 뜻/계획 안에 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수행하면 된다.

포인트는 하나님은 이런 식으로 교회를 보호하셨다.

갈리오 총독 같은 사람을 만나서 유대인들의 계략을 수포로 돌아가게 하고, 오히려 합법적으로 전도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4. 우리 교회를 보호하시는 하나님

(1) 교회의 이전 과정, 남사장의 횡포, 2008년 금융위기 때 시작한 교회이전 건

숫한 어려움(분리 독립, 후유증, 재정적 어려움, 신학적 어려움)을 겪어나가면서, 결국 오직 예수님만 바라보는 교회로 이끌어 주셨다. 가정교회를 알게 되고 목장으로 재편, 새로운 교회 식구들이 합류했다.

(2) 교회는 하나님께서 보호하신다.

교회는 중심으로부터 진실하게 하나님만 바라야 한다.

교회의 사회적 기능이 있다. 결혼/장례, 교육/정보. 필요하지만 필수적인 기능은 아니다. 

필수적인 기능? 교회를 통해서 교회의 머리되신 예수님을 더욱더 알아가는 것, 더욱더 순종하게 되는 것, 더욱더 그 뜻에 헌신하게 되는 것. 이런 마음을 가질 때, 하나님은 교회를 보호하신다!

갈리오 총독과 같은 사람을 재판관으로 세우셔서 지켜주실 뿐 아니라 오히려 합법화 시켜 주신다.

5. 소스데네의 놀라운 반전

(1) 갈리오 총독의 판결로 끝나도 되는데 마지막에 한 구절이 더 기록되었다.

17 그들은 회당장 소스데네를 붙들어다가 재판정 앞에서 때렸다. 그러나 갈리오는 이 일에 조금도 참견하지 않았다.

그들은 누구? 유대인? 고린도의 헬라인?

문맥상 유대인이라고 보자.

회당장 그리스보도 바울에게 넘어가고, 또 다른 회당장 소스데네를 앞세워서 기가 막힌 전략으로 갈리오 총독에게 고소했는데, 제대로 일처리를 못하게 되었다는 생각에 분노한 유대인들이, 회당장 소스데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갈리오 총독은 유대교 내부적 일이라고 보고 참견하지 않았다.

(2) 왜 이 구절이 기록되었을까? 소스데네라는 인물이 고린도교회와 무슨 연관이 있기 때문!

고전 1:1 하나님의 뜻으로 그리스도 예수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나 바울과, 형제 소스데네가,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에 이 편지를 씁니다.

보내는 사람이 바울 혼자가 아니라 소스데네와 함께 보낸다고 했다. 

100% 확실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 소스데네가 그 소스데네일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소스데네는 갈리오 법정에서 무자비한 폭력을 당한 것을 계기로 바울을 통해서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 추측일 것이다.

어쩌면 회당에서 바울의 설교를 들으면서 심정적으로 동조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행동파 유대인들에 들몰려서 대표 고소인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고소가 무위로 끝나자 유대인들은 평소의 불만을 터뜨렸는지도 모른다.

이런 고난을 통해서 예수님을 믿게 되고, 바울의 신실한 동역자가 되어 지금은 에베소에서 함께 사역하면서 고향 고린도에 편지를 보내고 있는 소스데네의 변한 모습.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

결론

고린도전서의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3차례에 걸쳐서 고린도교회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바울의 좌절과 아굴라 부부의 불행), 고린도교회를 세운 일군들이 누구인지(유스도, 그리스보, 스데바나, 에라스도), 하나님은 어떻게 보호하셨는지를 살펴보았다. 

코로나 시대에 큰 변화와 어려움을 당한 교회를 하나님이 보호하신다.

교회는 교인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보호하신다.

하나님의 우리의 가정, 직장, 사업체를 보호하신다.

겪는 일은 다 달라도(갈리오/빌라도), 하나님의 선하심 안에 있다.

말씀과 기도로 무장하고, 하나님을 사랑/신뢰, 우리가 해야 할 일/할 수 있는 일에 충실하자.

9/13/2020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