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로서 보람을 느끼는 일 중 하나는 장례 예배를 인도하는 것입니다. 임종 전부터 함께 간절히 기도하다가, 막상 임종 하시면 입관 예배, 장례 예배, 발인 예배와 하관 예배까지 인도하게 됩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 가족의 요청대로 문상만 하거나, 예배 한 번만 인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3일의 장례기간 동안 애도와 긴장으로 유가족과 함께 하면서, 장례 절차의 순서순서 마다 예배를 인도하며 유가족을 위로하게 됩니다. 특히 먼 길을 함께 버스를 타고 장지까지 갔다가 오면 어느 새 우리 교인 뿐 아니라 가족들과도 친근감이 생깁니다. 가장 슬프고 힘든 시간에 함께 해 줄 수 있어서 너무나 보람 있고 감사할 뿐입니다.

올해는 사랑하는 가족을 천국으로 먼저 보내드린 분들이 유난히도 많은 해입니다. 코로나 상황에 따라서 문상만 한 경우도 있고, 해외에서 돌아가셨기에 화환만 보내드린 경우도 있고, 장례절차 일체를 함께 한 경우도 있는데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박상일 목자의 모친(1월), 박덕주 목사의 모친(4월), 박관웅 목부의 사돈(4월), 강성휘 목자의 모친(5월), 서영애/서영옥 집사의 모친(5월), 박경국 집사(6월), 오명숙 어머니(7월), 이순구 집사의 오빠(8월), 백기락 집사의 부친(10월), 곽도훈 형제의 부친(11월)

마음 편히 보내드린 경우도 있고, 마음 아프게 보내드린 경우도 있습니다. 오랜 고통 끝에 보내드린 경우도 있고, 갑작스럽게 보내드린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리 남들이 호상이라고 해도 슬픔의 감정을 다스리는 데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믿음이 없어서도 아니고 마음이 약해서도 아닙니다. 시간이 걸리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하지만 결국은 전부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시간입니다. 이번에 어머니를 보내 드리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인데, 사람이 나고 죽은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께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죽음에 있어서, 그 때와 방법에 있어서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그렇기에 사랑하는 가족을 보내드리는 과정 하나하나에 하나님의 선하신 의도와 손길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장례를 마치고 대부분은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슬프지만 감사한 일, 그래서 장례는 참으로 소중한 시간입니다. 오늘 칼럼 제목처럼 하나님께서도 성도의 죽음과 장례를 소중하게 여기십니다(시 1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