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의 신학]

12. 죽음 너머의 삶(3): 새로운 삶

계 22:12

오늘을 마지막으로 <나이듦의 신학> 시리즈를 마치려고 한다. 우리는 지난 3달 동안 이 책을 중심으로 노년기의 소명, 영성, 그리고 유산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이 시리즈를 하면서 나 자신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 시간이므로 그동안의 내용 중 중요한 부분을 복습하고 마지막 부분을 살펴보려고 한다.

소명

(1) 소명은 직업의 은퇴로 끝나지 않는다. 더 이상 직업 활동이 끝났다고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다. 나이 들어서 새로운 소명을 받을 수 있다. 성경에는 의외로 늙은 나이에 소명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 아브라함(75세), 모세(80세), 시므온과 안나(84세).

(2) 누구나 공통적으로 갖게 되는 소명이 있다. (1) 하나님께 속하는 소명: 하나님과 끝없는 교제 (2) 의롭게 사는 소명: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야 함. 그래서 젊은 세대에게 모범이 됨 (3) 하나님의 일을 하는 소명: 하나님이 내게 하라고 하는 ‘모든’ 일. 교회의 일뿐 아니라 가정, 직장, 사회에서의 일을 하나님의 방식으로 함

영성

(1) 주님 앞에서 설 때까지 계속 영성을 개발시키고 신앙이 성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a) 성찰하는 삶: 행동(성과)에서 존재로, 개인적 존재에서 공동체적 존재(어느 공동체에 속하며, 그곳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로의 가치. 우리는 존재 자체로 가치가 있다!

(b) 단순한 삶: simple life로 마음의 평안과 자유함(!)을 얻어가며 하나님과의 관계가 더 깊어지자.

(c) 현실적인 믿음: (이 땅을 살아가는) 현실과 (천국과 새 하늘 새 땅에 관한) 믿음 두 개의 균형을 잘 잡아가며 충실하게 살아가자. ‘영원을 붙잡으면서 동시에 순간을 기념한다’ 

(2) 노년기의 성숙을 방해하는 요소: 고집(교만), 무기력(나태), 삐짐/삐침(분노), 노욕(탐욕). 

날마다 하나님 앞에 서서 자신을 성찰하고 성령님의 도움을 받으면서 고쳐 나가지 않으면, 우리도 그런 요소들에 붙들려서 깊은 영성의 소유자가 되기는커녕 ‘고집스러운 노인네’가 되기 쉽다.

유산

(1) 무엇을 남기나: 돈/재산, 신앙적 유산, 더 나가서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유산(신앙을 떠나서 하나님의 방식으로 살아온 삶)

(2) 누구에게 남기나: 가족, 하나님이 마음 주시는 기관이나 사람, 더 나가서 하나님 나라에 속하는 모든 곳

이후 죽음 이후의 4단계를 통해서 죽음 너머의 삶을 생각해 보는 중이다.

부활(몸의 부활), 회복(만물의 회복: 이 세상), 만남(하나님, 신앙의 위인, 가족, 모든 크리스천), 그리고 마지막으로 새로운 삶(New life, 새 하늘과 새 땅)이다.

4. 새로운 삶: 활기차고 창조적인 영원

책에는 안식으로 되어 있지만 ‘새로운 삶’으로 바꿨다. 왜냐하면 안식은 활발한 활동보다는 편히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성경이 말하는 안식은 단순한 쉼이 아니라, 부활한 몸으로 회복된 세상에서 참여하는 창조적이고 활동적인 삶이기 때문이다. 

두 가지 전제: (1) 우리는 회복된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살게 된다(물질적 세상). (2) 우리는 부활의 몸을 가진다(물질적 존재).

(1) 새 하늘과 새 땅은 완전한 세계이다.

완전하다는 뜻은 죄가 없다는 말이다.

예) 구원과 죄의 상관관계(Sin & 3P's)

죄의 형벌(Penalty of sin)에서 구원(과거), 죄의 권세(Power of sin)에서 구원(현재), 죄의 존재(Presence of sin)에서 구원(미래)

드디어 지긋지긋한 죄 자체가 없는 세상이다! 더 이상의 죄와 유혹, 그로 인한 눈물과 슬픔, 고통과 죽음이 없는 완전한 세상이다(계 21장). 하나님의 창조 의도가 온전히 이루어지는 완전한 상태이다. 

(2) 새 하늘과 새 땅에서는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삶이 계속될 것이다.

(a) 완전한 세계이지만 결코 정적인 세계가 아니다.

성경적 ‘완전함’은 ‘변화 없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예) 에덴동산: 완전한 곳이었지만, 아담과 하와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며 땅을 다스리라는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일이 주어졌다.

우리는 단지 하프를 들고 구름 위에 떠 있는 존재가 아닐 것이다. 단순히 왕좌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하루종일 하나님을 예배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나님의 통치에 동참하는 적극적이고 창조적 활동을 할 것이다. 하나님과 함께 일하며, 예배하며, 관계 맺고, 기쁨 속에 살아가는 새로운 인류가 될 것이다. 그곳에서는 우리의 은사, 재능, 열정이 온전히 발휘된다. 죄가 없기에 그 어떤 부작용이나 방해가 없다. 

(b) 끊임없이 배우고 알아나가는 기쁨의 세계일 것이다.

하나님은 무한하시다. 따라서 하나님의 세계도 무한하다. 따라서 우리는 계속해서 탐구하고, 배우고, 창조하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것이다.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을 것이다. 매 순간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는 기쁨이 될 것이다.

계 22:5 그들은 영원무궁 하도록 다스릴 것입니다. (다스림=활동)

(c) 지금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죄가 없는 전혀 새로운 세상! 그래서 쉽게 이해하기는 힘든 세상!

- 예배: 계시록에 나오는 감동적인 예배를 드릴 것이다. 하지만 일상 생활의 삶 전체를 하나님께 드리는 일상의 예배도 드릴 것이다. 

- 노동: 부담, 피곤함, 스트레스, 좌절, 피 튀기는 경쟁이나 고통이 아닌 창조적 기쁨이 된다.

- 관계: 다툼이나 상처 주고받는 일이 없는 완전한 이해와 사랑의 관계가 된다.

- 통치: 상명하복의 찍어 누르는 권력구조가 아니라, 기꺼이 서로 협력하며 정의와 선을 이룬다.

- 배움과 성장: 하나님의 무한한 지혜를 배우기 때문에 지루함이 없이 영원히 깊어지고 풍성해지는 기쁨만 있다.

- 예술과 과학: 탐구하면서 배워나갈 것이 무궁무진하다. 창의적으로 표현할 방식도 무궁무진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인간의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더욱 찬양하는 도구가 된다.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것과 비슷하지만, 죄가 없기 때문에 실패, 좌절, 아픔, 슬픔이 없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예배, 노동, 관계, 통치, 배움, 예술과 과학이 이루어진다. 

(3) 상급에 따라 맡겨지는 사명과 영광도 다르다.

(a) 이 땅에서의 신실함(not 성과)에 따라서 새 하늘과 새 땅에서도 받는 상급이 다르다.

계 22:12 보아라, 내가 곧 가겠다. 나는 각 사람에게 그 행위대로 갚아 주려고 상을 가지고 간다.

천국의 상급은 물질적 보상(황금 면류관, 큰 집)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누리게 될 영광과 책임, 기쁨의 크기를 뜻한다.

(b) 죄가 없는 세상이라서 상급의 차이에 따른 시기, 질투, 미움과 같은 감정이 없다.

질문: 시기와 질투는 비교에서 나오는데, 그렇다면 상급 차이에 대한 비교가 없다면 큰 상급이라고 좋아할 일도 없는 것 아닌가? 

답변: 만일 ‘좋은 일’이란 그것을 부러워 하는 사람이 있을 때에만 의미가 있다고 여기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건 진정한 의미의 좋은 일이 아니다. 아무도 부러워 하지 않아도 절대적 의미에서 좋은 일이 있다. 하나님이 인정하시고, 내가 가치를 두고, 내가 커다란 보람과 기쁨을 누린다면, 아무도 부러워하지 않아도 좋은 일이다. 그게 천국 방식이다.

예) 음악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그 음악회를 함께 즐긴다. 그러나 각자의 음악적 이해와 역할에 따라 그 느낌과 이해와 감동의 깊이는 달라진다. 

어떤 이는 단순히 음악을 즐기고(음악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서 각각 차이), 어떤 이는 자기 악기를  연주하면서 즐기고, 어떤 이는 그 음악 전체를 지휘하면서 즐긴다. 각자의 이해와 감동이 다르다.

새 하늘과 새 땅도 이와 비슷하다. 모두가 하나님의 임재와 영광 안에서 기쁨을 누리지만, 상급에 따라 맡겨진 일과 누리는 영광의 깊이와 형태가 다를 수 있다.

결론

죽음 이후의 4단계는 먼 미래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이런 놀라운 미래는 반드시 오게 될 현실이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을 새롭게 살아갈 수 있다.

내가 하는 일이 무가치하다? 하나님은 그 수고를 기억하시며, 새 창조에 이어질 일로 삼으신다.

죽음이 두려운가? 그리스도 안에서 부활은 새로운 시작이다.

우리는 부활의 사람들이다. 아니, 우리는 부활 이후의 사람들이다. 우리의 신앙은 단지 ‘죽음 이후의 삶’을 넘어, “‘죽음 이후의 삶’ 이후의 삶”을 향해 나아간다. 

[결단의 문장] “나는 부활의 사람이다. 아니 부활 이후의 사람이다. 그러므로 오늘의 나의 일과 삶과 예배는, 영원을 준비하는 거룩한 연습이다.” 주 안에서의 수고는 결코 헛되지 않다. 아멘.

5/7/2025 수요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