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어머니의 장례를 잘 마쳤습니다. 병원 입원 1주, 집에서 1주, 호스피스 병원에서 1주, 이렇게 딱 3주 만에 하나님의 품으로 가셨기에 황망하였지만, 고생하시는 기간이 짧고 모든 장례 절차도 순조롭게 마쳐서 참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마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아니, 장례 이후에 해야 할 일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이미 부모님을 먼저 보내신 분들은 다 겪었을 과정을 저도 겪고 있는 중입니다.

장례를 마치고 어머니의 유품 정리를 하는 것은 큰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버지께서 유품에 손도 대지 못하게 하시다가, 서서히 마음이 정리가 되시면서 허락하셨습니다. 유품 정리를 하면서 그동안 얼마나 아끼고 사셨는 지를 확인하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 그동안 어머니 당신의 자존심으로 절대로 허락하지 않던 부엌살림 정리를 드디어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정말로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요리를 좋아하시고 손이 크신 분이셔서 처분해야 할 부엌살림과 식재료가 엄청나게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앞으로 홀로 되신 101세 아버지를 어떻게 돌볼 것인지가 훨씬 더 큰 일입니다. 저희 집에 모시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아직은 별 무리없이 일상생활을 하실 수 있기에, 아버지는 사시던 집에 그대로 있겠다고 하셨습니다. 아직까지는 미국에서 나온 누님들이  아버지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면서 돌보고 있는데, 누님들이 돌아가시는 5월 중순이 되면 더 현실적인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혼자가 되신 외로움입니다. 식사를 비롯한 살림은 저희 부부가 해결해 드리려고 합니다. 정기적으로 찾아 가서 말벗도 되어드리고 식사와 청소를 해 드리고, 며칠 정도는 잠도 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다 예상이지 막상 현실이 되면 어떻게 될 지 모릅니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저의 삶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아직 장례가 끝나지 않은 느낌입니다. 이런 저희 사정을 잘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교회 일과 사역에 차질 없이 아버지를 잘 돌봐 드릴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