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을 하는 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인데, 돌아보면 사랑하는 일에 서툴고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사랑한다고 하였지만 상대방의 내면을 깊이 살피지 못하고, 섬세한 사랑과 이해 대신 내 중심적인 사랑을 준 적이 있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느낌이나 감정 그 이상의 일입니다. 용서, 이해, 용납, 인내 등 많은 것들이 필요한 복합적인 일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사랑을 하다가 실망하고, 좌절을 겪고 아픔을 겪기도 합니다. 또한 나의 이기적이고 좁은 마음이 사랑하는 것의 걸림돌이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돌아보면 한 사람을 사랑하기에 어려운 것은 상대방의 문제가 아닌 나의 문제였습니다.

사역을 하면서 사람들이 예수님을 알게 하고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기도해 주고,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의 좋은 제자들이 되기를 바랐던 것이 나의 사랑의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에게는 가르침과 훈련 뿐 아니라 다른 것도 필요합니다. 그들의 삶 속에서 겪는 아픔, 외로움, 고민들을 알아주고 들어주고 품어주는 것들이 필요합니다. 내가 기대하고 원하는 것은 신앙적인 변화지만,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것일 수가 있습니다. 

한 사람을 세우기 위해서 애쓰지만, 성장하지 않고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에 답답한 마음을 갖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가 기대하고 원하는 신앙적인 변화가 더디더라도 괜찮은 일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보다도 상대방의 필요를 돕는 것이 내가 주어야 할 사랑입니다. 어떤 때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가르침이나 훈련보다는, 마음을 주고받는 것 일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잘못할 때 가르치려 하지 않고, 실수할 때에 잡아 주려고 하지 않고, 잘못된 길로 나갈 때 훈계하지 않는 것이 필요 할 때가 있습니다. 단지 들어 주는 것이 사랑의 표현 일 때가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내가 주려고 하는 것보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알아서 필요를 채워주는 것입니다. 때로는 내가 주려고 하는 것이 상대방의 필요가 아닐 수가 있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이나 상태를 깊이 이해를 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내가 돕고 주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은 내가 아니라 상대방에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면서 내 방식대로 내 중심적인 사랑을 주려는 것을 조심하는 것입니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필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섬세함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가르침이나 훈련보다는 같이 있어 주는 것이 사랑일 수가 있습니다. 사랑하면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사랑의 사람으로 조금씩 성장하고 다듬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사람을 사랑하면서 배운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