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만으로도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는 이 때, 엄청난 사건이 터졌습니다. 소위 ‘N번방 사건’입니다. 저는 이번 사건을 통해서 이전에는 전혀 몰랐던 세계와 생소한 용어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 관련 뉴스 기사와 TV 프로그램을 보면서 놀란 점이 많았습니다. 사건의 잔혹함과 끔찍함은 이루 말할 수도 없고,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의 참가자 26만 명이고, ‘박사’가 운영하는 대화방 참여자가 최대 1만 명이라는 엄청난 규모, 체포된 주모자가 20대 청년이고 공범 중 10대 청소년, 공익근무요원, 현역군인 등이 있다는 점, 많은 피해자가 아동 청소년이라는 점, 가상화폐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이처럼 많다는 점 등 순진한 목사인 저로서는 충격의 연속이었습니다. 아마도 저와 비슷한 연배의 세대도 비슷할 겁니다. 그러나 우리의 자녀 세대들이 이처럼 무서운 가해자이고 또한 피해자라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칩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바로 잡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를 상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음란물 관련 사건 정도가 아니라 ‘디지털 성착취’로 규정되는 이번 사건이 몇몇 ‘악마’적인 사람들의 소행이라도 끔찍한 일인데, 그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는 일이라고 합니다. 돈이 최고, 여성은 성적 도구, 돈/성/지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인권 유린, 신원이 드러나지 않는 온라인 세계에서의 잔인함, 팔로워 숫자에 민감함 등의 가치관의 문제가 담겨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과 양형 기준, 미온적인 경찰 수사와 약한 법적 처벌 등 법적 문제도 있습니다. 정말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악이 가득한 세상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막막합니다. 사법당국의 엄격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그것을 요청하는 청원에 동참하기도 해야할 겁니다. 한편, 우리 사회의 죄악을 위해서 회개하며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동시에 가정과 교회를 지켜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인격적으로 만드시고 대하시면서, 사람들이 서로를 그렇게 대하기를 원하십니다. 믿는 우리가 먼저 서로를 그렇게 따뜻하게 대해야 하겠습니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용납하는 따뜻한 분위기가 가정과 교회에 흘러 넘쳐야 하겠습니다. 옳고 그름도 중요하지만,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의 분위기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자녀들과 질적인 시간을 보내면서 그들의 생각과 세계를 이해해 주면서, 잘 인도해 주어야겠습니다. 너무 무서운 세상입니다. 하나님, 저희를 도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