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우리 곁을 떠나 하늘나라로 이사가신 박선영 어머니의 모든 장례절차를 잘 마쳤습니다. 허 동 아버님과 이종득 아버님에 이어서 한 교회에서 오랫동안 믿음과 삶을 함께 했던 또 한 분을 보내드리는 것이 저만 슬프고 힘든 일은 아니었을겁니다. 저는 이번 장례를 통해서 2가지를 느꼈습니다.

먼저, 믿음의 도전입니다. 파킨슨병으로 고생하시면서도 한결같은 마음과 행동을보이셨던 이종득 아버님처럼, 박선영 어머니도 저에게 신앙의 도전이 되었습니다.조실부모하고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고생과 피해를 당했지만, 하나님 말씀을 통해서 자신이 피해자만이 아니라, 자기중심적이며 다른 사람들을 미워하고 하나님마저 원망한 하나님 앞에서 죄인임을 깨닫고 예수님을 영접하셨습니다. 그리고 늘 남들을 위한 배려가 몸에 배었고, 고통 중에도 유머를 잃지 않는 멋진 모습을보여 주셨습니다. 저도 큰 어려움과 피해를 당할 때, 낙심하거나 피해의식에 사로잡히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 앞에 나아가리라 다짐해 봅니다.

장례예배 때 소개한 70세 때 쓰신 2007년의 한해 소감문 중 일부입니다.

1.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올 한 해를 보내면서 말씀대로 순종하지 못한 내 삶을 회개합니다. 이런 죄인에게 베푸신 하나님의사랑은 한량 없습니다. 저에게 큰 은혜를 주셔서 용수와 상희가 결혼할 수 있게 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2. 세입자와 많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10년만에 집세를 올렸는데 앙심을 품고 매일같이 저를 찾아 와서 괴롭히고 권리금을 달라며 행패가 심했습니다. 법적 도움을 받으려고 준비도 했지만,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그 결과 잘 해결되었습니다. 이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3. 아직도 남편 이형우를 하나님께 인도하지 못한 것이 큰 숙제입니다. 제 힘으로는 너무 어렵습니다. 하나님이 불쌍한 영혼을 구원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저도 70세가 될 때 잘난 척하거나 고집 부리는 노인네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고 솔직하며 영혼구원에 힘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두 번째로 하나님의 가족됨 입니다. 예수님이 꿈꾸는 교회는 좋은 시설의 건물이나 큰 규모의 모임이 아니라, 따뜻한 가족관계입니다. 예수님의 보혈을 나눈 하나님의 영적 가족입니다. 이번에 많은 분들의 병원 심방과 임종 당일 방문 그리고 장례예배 참석으로, 아직 부족하지만, 우리가 그런 교회가 아닌가 하는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교회는 작은 교회입니다. 그러나 작기 때문에 한 분 한 분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놓치지 않고 또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에 다함께 사랑을 나눌 수 있습니다. 아니 그래야 합니다. 정말 중요한 이런 일에 에너지를 쏟기 위해서 불필요한 교회행사는 계획하지 않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서로를 돌보고 어려울 때 사랑을 나누는 하나님의 가족됨을 만들어 나갑시다.

때로는 대단한 간증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삶을 모를 때 마음에덜 와닿습니다. 교회는 오랜 기간을 함께 지내서 서로 잘 아는 사람의 간증이기에 마음에 와닿고 도전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가족인 교회 안에서 삶과 간증으로 믿음의 도전을 주고 받으며, 서로 따듯한 사랑을 나누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