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 강해 20

헌금을 하는 이유

8:1-7

오해 받기 딱 좋다. 추수감사주일 절기헌금 하기 바로 전 주일에 헌금에 관한 설교라!

게다가 요즘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 시기에! 금리 인상으로 인해서 대출이 있는 거의 모든 분들이 힘들게 되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정말 의도적이 아니라, 순서에 따라서 설교 하다 이렇게 되었다.

헌금 설교는 늘 조심스럽다. 그러나 헌금 설교는 가끔은 해야 하는 설교다. 

돈이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1. 바울의 헌금 프로젝트

(1) 고린도후서 본문을 보니까 바울도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고 있다. 

왜 조심스러웠나? 일반 헌금이 아니라 큰 헌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가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바울과의 관계가 좀 껄끄럽게 되었고 이제 겨우 오해를 풀고 봉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헌금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었다.

(2) 바울은 단순한 헌금/구제를 넘어서는 거창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기근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루살렘 교회의 사정을 듣고서 떠오른 생각이었을 것이다.

고린도 교회 자체를 위한 헌금이나, 단순히 힘든 사람들을 돕자는 구제헌금이 아니다.

이방 지역의 교회에서 보내는 헌금을 통해서 유대인 그리스도인과 이방인 그리스도인이, 말로만이 아니라 진짜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가족임을 확인하게 하는 것이다.

엡 2:18-19 이방 사람과 유대 사람 양쪽 모두, 그리스도를 통하여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여러분은 외국 사람이나 나그네가 아니요, 성도들과 함께 시민이며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이 말씀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확인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3) 이런 헌금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적어도 3단계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고 여겼다.

(a) 1단계: 아가야 교회(고린도)와 마케도니아 교회(빌립보, 데살로니가)의 헌금

바울의 취지를 이해하고 고린도교회에서 먼저 시작했다(고전 16:1). 이후 마케도니아 교회도 동참을 요청했다. 먼저 시작한 곳은 아가야(고린도)였는데 중간에 여러 문제로 지지부진 해졌던 것을 다시 해 보자고 격려하는 중이다.

결국에는 1단계가 성공해서 나중에 두 지역의 헌금을 가지고 드로아와 밀레도(에베소 교회 장로)를 거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장면이 나온다(행 20:17-38).

(b) 2단계: 안전하고 오해 없이 헌금을 예루살렘 교회로 전달

8장 후반부에 그런 이야기를 한다. 요즘은 은행을 통해서 송금하면 되지만 당시는 여러 가지 위험이 있었다. 그래서 이 일을 위해서 모든 교회에서 칭찬이 자자한 신뢰할 만한 사람인 디도, ‘형제 한 사람’(8:18), ‘또 형제 한 사람’(8:21)를 통해서 전달하려고 한다. 세심한 계획이다. 선한 일 일수록 사단이 더 방해를 하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c) 3단계: 예루살렘 교회가 이 헌금의 취지를 잘 이해하고 받아들임

헌금에 담긴 귀한 취지는 모른 채 헌금만 받지 않도록, 자존심 상하지 않고 잘 받아들이도록

롬 15:31 내가 예루살렘으로 가져가는 구제금이 그 곳 성도들에게 기쁘게 받아들여지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이방 지역의 교회에서 보내는 헌금을 통해서 유대인 그리스도인과 이방인 그리스도인이, 말로만이 아니라 진짜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가족임을 확인하게 하려는 엄청나게 귀한 목적을 가지고 헌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이다.

(4) 우리도 헌금 프로젝트를 할 때가 있다.

건축헌금, 선교헌금, 목적헌금 등. 때로는 일회성, 때로는 몇 년이 걸린다. 목적도 다양하다.

우리 교회도 이 공간을 매입하고 리모델링 공사를 해서 이전하기 위해서 2008년부터 건축헌금 프로젝트를 했다. 대출금을 상환하고, 이자를 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완결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런 배경을 염두에 두면서, 먼저 본문에 나온 헌금의 신비한 부분을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일반적으로 헌금은 왜 하는 것인지 살펴본다.

2. 헌금의 신비한 부분

(1) 고린도교회(아가야 지역)에게 헌금을 독려하면서 뒤늦게 동참한 마케도니아 지역의 교회들이 어떤 자세로 헌금했는지 설명한다. 그런데 얼핏 보면 이해하기 힘들다. 그들은 헌금할 형편이 안 되는데 큰 금액의 헌금을 했기 때문이다.

2-3절 그들은 큰 환난의 시련을 겪으면서도 기쁨이 넘치고, 극심한 가난에 쪼들리면서도 넉넉한 마음으로 남에게 베풀었습니다. 내가 증언합니다. 그들은 힘이 닿는 대로 구제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힘에 지나도록 자원해서 하였습니다.

(2) 보통 시련과 가난을 겪으면 기쁨은커녕 근심 걱정이 가득해서 헌금을 하기도 힘들텐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바울은 이것을 은혜로 설명한다.

1절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께서 마케도니아 여러 교회에 베풀어주신 은혜를 여러분에게 알리려고 합니다.

시련과 가난을 겪는데 무슨 은혜? 보통 은혜는 하나님께 좋은 것을 받는 것인데, 여기서 또 다른 종류의 은혜를 말한다. 복을 받는 은혜가 아니라 복의 통로가 되는 은혜!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런 은혜를 베풀어주셨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자기들도 힘들지만 힘에 지나도록 자원해서 큰 금액을 헌금!

(3) 그들이 받은 은혜는 이런 것일 것이다. 이들은 이 놀라운 헌금 프로젝트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벅찼다. 그리고 이 일에 자기들을 꼭 동참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헌금으로 동참하는 것이 부담이나 의무가 아니라 특권이라고 보았다!

4절 그들은 성도들을 구제하는 특권에 동참하게 해 달라고, 우리에게 간절히 청하였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지금 힘든 상황이라도, 이런 귀한 일에 동참하는 특권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런 마음을 갖게 되는 게 은혜다!

(4) 헌금은 특권이다.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특권! 하나님 나라에 쓰임 받는 특권!

가끔 봉헌 기도할 때 이런 기도를 드린다. “돈이 저희 손에 있을 때는, 그저 저희의 필요를 채우는 데에 사용될 뿐이지만, 하나님 손에 들려질 때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귀하게 사용됨을 감사드립니다. 그런 일에 동참할 수 있게 됨을 감사드립니다.”

그렇다. 헌금은 특권이다. 그래서 때로는 이처럼 과하게 헌금하기도 한다. 이런 신비한 일도 경험해 보시기를 바란다.

물론 이 구절을 기억해야 한다.

12절 기쁜 마음으로 각자의 형편에 맞게 바치면,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기쁘게 받으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없는 것까지 바치는 것을 바라지 않으십니다.

3. 헌금을 하는 이유

아래의 글을 읽고 웃었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초신자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씀드린다.

(1) 헌금은 무엇인가?(무엇이 아닌가?)

(a) 벌금: 신호 위반하면 벌금 내듯이, 하나님께 죄를 지었다고 벌금으로 헌금을 내는 건가?

(b) 세금: 국민의 의무로서 세금을 내고 여러 혜택을 누리듯이, 교회 다니면 의무로 헌금을 내고 대신 예배 공짜로 드리고 가끔 선물도 받는다?

(c) 선물: 남의 집에 갈 때 빈손으로 가지 않고 뭐라고 들고 가듯이, 교회도 빈손으로 오는 것은 예의에 벗어난다?

(d) 회비: 단체마다 회비를 내고 그것으로 운영하듯이, 교회도 회비조로 헌금을 내고 그것으로 교회를 운영하는 건가?

(e) 복채: 복 받기 위해서 복채를 내듯이, 하나님께 복을 받기 위해서?

(2) 이게 아니라면 헌금은 무엇인가? 왜 헌금을 해야 하나?

(a) 주권 인정의 표시

‘하나님을 믿는다’는 말은 내 인생(목숨[가장 쉽게 인정], 시간, 재능, 돈[가장 힘들게 인정])의 주권이 나한테 있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말이다. 그 반대가 죄!

그래서 하나님을 위해서 시간과 재능도 드리며 수고하지만, 돈도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하는 행위다. 가끔 하면 까먹으니까 예배드릴 때 마다 한다.

아깝다? 내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주신 것이고 하나님의 것이다.

그럼 나는 뭐냐? 관리인이다. 성경에서는 당시 용어로 청지기라고 한다.

주인의 재산을 맡아서 관리하는 사람. 종이긴 한데 좀 높은 종이다.

요즘 식으로 하면 나의 투자자산을 맡아서 관리하는 펀드 매니저라고 할 수 있다.

헌금은 내 인생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하는 행위다.

그래서 헌금은 예배다! 헌금 자체가 예배다!

그래서 굳이 예배시간에 헌금 주머니를 돌린다. 예배이기 때문이다.

(b) 감사 표시

늘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고백한다. 죄를 용서해 주시고 자녀삼아 주심에 감사, 마음의 평안을 주심에 감사, 어려움을 이겨나가게 해 주심에 감사... 특히 다음 주일은 추수감사주일이다. 한 해를 돌아보고 모든 감사를 하나님께 드리기로 정한 날이다.

감사는 우선 말로 표현한다. 감사의 말을 해야 한다.

하지만 감사는 말로만 하지 않는다. 진짜로 감사할 때 절대로 말로 때우지 않는다. 감사 표시를 한다. 또 그렇게 해야 한다.

감사 표시로 하나님께는 헌금으로 한다. 진짜로 하나님께 감사하다면, 감사의 마음을 담은 헌금을 하나님께 한다.

감사한 일이 생기면? 감사헌금 먼저 드리고 그 다음에 여유가 되면, 교회에 감사떡을 돌리자. 둘 다 하면 최고, 여유가 안 되면 감사헌금만 해도 된다.

(c) 희생과 헌신의 표시

나를 구원하기 위해서 예수님이 희생을 하셨기 때문에, 나도 하나님을 위해서 희생을 한다.

여러 면에서(시간, 재능...) 희생을 하지만 금전적으로도 희생을 한다. 

희생이 들어가지 않은 교회 봉사는 헌신이 아니라 취미 생활이다.

취미 생활은 시간적 여유, 경제적 여유가 있고, 재미가 있을 때에 한다. 시간, 돈, 재미가 없으면 안 한다. 그러나 사역에 헌신했다면 시간을 바치고, 재물을 바치고, 또 재미가 없을 때도 한다.

헌금도 희생이 들어가지 않으면 헌금이 아니라 적선이다. 

헌금하는 것 때문에 뭔가 내 생활이 불편해지고 좀 모자르게 되어야 한다.

헌금하기 위해서 하고 싶은 것 못하고, 사고 싶은 것을 참아야 한다.

그것이 희생과 헌신으로서의 헌금이다.

오늘 내가 여기에 있을 수 있는 것은 다른 누군가의 희생 덕분이다.

우리는 교회를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실제로 교회가 세워지고 운영되는 것은 모두 우리의 희생의 헌금 덕분이다.

그런 희생에 동참하고 합류하기를 바란다.

결론

은혜를 받으니까 마케도니아 교회처럼 힘든 데도 힘에 지나도록 헌금을 하게 된다.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는 것이 얼마나 큰 특권인지 알게 되고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게 된다.

우리도 복의 통로가 되는 은혜를 받아서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헌금은 하나님께 주권을 인정하는 표시, 

헌금은 하나님께 감사 표시

헌금은 희생과 헌신의 표시다.

11/13/2022 주일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