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12

미래를 위한 투자

11:1-6

여러분은 앞 날을 잘 준비하고 있나? 가장 큰 준비는 예수 믿고 천국에 가는 준비일 것이다. 그것이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지난 주일 살펴보았다. 죽음 후의 준비도 필요하지만, 살아가면서 미래에 대한 준비도 너무나 중요하다.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고 대비를 하지만, 문제는 이 세상이 죄악으로 망가진 곳이라는 것이다. 여전히 하나님의 아름다움이 남아 있고, 그래서 살 맛 나게 해 주지만, 죄로 물들어서 변화무쌍, 예측불허의 미래다. 이런 미래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11장에 들어서면서는 이런 알 수 없는 미래를 대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1. 본문 설명: 11:1에 대한 두 가지 해석

주일 설교 때 복잡한 성경 해석을 자제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 구절은 워낙 잘 알려진 구절인데, 새번역은 다른 시각에서 번역하고 그렇게 설교하려고 하기 때문에 간단한 설명이 필요 하겠다.

한국어나 영어 성경 번역본들을 보면 두 가지 해석으로 양분되어 있다. 

(1) 자선

어쩌면 개역개정 성경에 익숙하신 분은 새번역을 읽으면서 좀 놀랐을지도 모른다. 내용이 굉장히 다르기 때문이다.

[개역개정] 1-2 너는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 일곱에게나 여덟에게 나눠 줄지어다. 무슨 재앙이 땅에 임할는지 네가 알지 못함이니라.

(떡/빵을 물 위에) ‘던지다’는 히브리식 관용어로 인색함이 없는 너그러운 행동을 말한다. 일단 주었으면, 던져버렸기 때문에 잊어야 한다는 말이다. 게다가 ‘물 위’에 던졌기에 떠내려가고 없다. 땅 위에 던졌으면 나중에 마음이 변해서 도로 주울 수도 있지만, 물 위에 던졌기에 그럴 수가 없다.

이것은 구제와 자선의 태도를 말한다. 나누고 베푼 후에 잊어버려야 한다. 자기가 베푼 것을 다 기억하고 계산하고 있다면 진정한 의미의 베품이 아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갚아 주실 것이라는 약속이 덧붙는다. 이것은 전통적인 해석이다. 가난한 자를 돕는 것을 강조하는 기독교의 전체적인 입장과도 일맥상통 하다.

(2) 투자

그러나 새번역은 많이 다르다. NIV 성경도 비슷하다. 

히브리어 ‘살라크’를 cast(던지다)가 아니라 send(보내다)로 해석한다.

[새번역] 돈이 있으면, 무역에 투자하여라. 여러 날 뒤에 너는 이윤을 남길 것이다.

<- [NIV] Ship your grain across the sea; after many days you may receive a return. (직역: 곡물을 바다 건너로 운송하라. 나중에 수익을 얻을 것이다.)

이렇게 해석하는 근거는 이와 같다.

(a) 자선으로 해석하면 앞 뒤의 문맥과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10:19 돈은 만사를 해결한다.

11:3ff 그런데 인생은 예측불허다. 

이런 환경/상황에서 현명하게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으로 자선을 제시하는 것은 어색하다.

(b) 이런 말을 하는 솔로몬 자신이 무역에 익숙한 사람이다.

왕상 10:22 왕은 다시스 배를 바다에 띄우고, 히람의 배와 함께 해상무역을 하게 하였다. 세 해마다 한 번씩, 다시스의 배가 금과 은과 상아와 원숭이와 공작새들을 실어 오고는 하였다.

해상무역으로 많은 부를 축적한 솔로몬 왕이다. 당시 해상무역은 수익이 돌아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여러 날 뒤에 이윤을 남길 것’이라고 한다.

* 여전히 자선을 권하는 말씀에 익숙할 지 모르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에 대한 말씀이라고 여기며 들어주시기 바란다.

(3) 3천 년 전 사람의 말인데 요즘에 듣는 재정적인 투자 조언처럼 들린다. 

- 돈이 있으면, 무역에 투자하여라(1절): 미래를 위해서 투자해야 한다. 직접 사업을 할 게 아니면 유망한 회사에 투자해라.

- 투자할 때에는 일곱이나 여덟로 나누어 하여라(2절): 몰빵 투자가 아니라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라.

- 바람이 그치기를 기다리다가는, 씨를 뿌리지 못한다.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리다가는, 거두어들이지 못한다(4절): 리스크는 있는 법이다. 리스크가 있다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적당한 리스크는 감수해야 한다.

-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부지런히 일하여라(6절): 투자를 할 자금을 얻기 위해서 열심히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너무나 비슷하지 않은가?!

하지만 성경은 이 세상 삶의 미래를 위한 재정적 투자만이 아니라, 영원한 삶의 미래를 위한 전반적인 투자를 가르쳐 준다.

2. 무엇을, 어떻게 투자할까?

(1) 무엇을 투자해야 하나? 돈만이 아니다.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한다.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 앞에서 말한 대로 모든 투자에는 리스크가 따른다. 리스크를 분산하되,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리스크를 두려워 한 나머지 달란트를 땅에 묻어던 한 달란트 종은 주인에게 혼이 났다.

(2) 미래를 위한 인생 투자를 위해서 한 가지만 나누려고 한다.

정신과 의사이자 크리스천 저자인 스콧 펙의 베스트 셀러 <아직도 가야할 길>(The Road Less Traveled)의 첫 문장. 

Life is difficult. 인생은 고통의 바다이다. 이것은 삶의 진리 가운데서 가장 위대한 진리다. (...) 사람들은 이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힘들어 한다. (...) 결국 피하려고 했던 바로 그 고통보다도, 피하려고 하는 마음이 더 고통스럽게 된다.

고통을 이겨내는 슬기로운 기술로 소개하는 것 중 첫 번째가 ‘즐거운 일은 나중에 하자(유보)’이다.

“즐거운 일을 뒤로 미룬다는 것은, 하루하루의 생활 가운데서 괴로운 일과 즐거운 일을 계획적으로 짜되, 고통을 먼저 겪은 뒤 즐거움을 갖게 되면 그 즐거움을 더 잘 즐길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것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예) 후라이 치킨의 닭다리 먼저? 가슴살 먼저?

우리는 이미 실생활에서 이것을 적용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하는 기쁨을 위해서 현재의 안락함을 유보하고 열심히 공부한다.

-올림픽 금메달이란 영예를 위해서 현재의 편안함을 유보하고 피땀 흘려 훈련한다.

-안락한 노후라는 편안한 삶을 위해서 현재 즐기고 싶은 것을 유보하고 저축하며 투자한다.

-예수님의 마음도 이와 같으셨다.

히 12:2 그는 자기 앞에 놓여 있는 (미래의) 기쁨을 내다보고서, (현재의) 부끄러움을 마음에 두지 않으시고, 십자가를 참으셨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하나님의 보좌 오른쪽에 앉으셨습니다.

미래의 즐거움을 위해서 현재의 즐거움을 뒤로 하고, 오히려 고통을 먼저 겪음으로써 나중의 즐거움을 더 잘 즐기려는 마음이 투자의 정신이고,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다.

3. 어디에 투자할까?

자산(부동산/주식)뿐 아니라 자기 자신, 자녀(가정과 교회), 영혼

(1) 자기 자신에게 투자(특히 젊은 사람)

자기 자신에게 투자해서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단순한 연봉이 말하는 게 아니다. 고귀한 한 인격체로서의 자신의 가치를 말한다. 

이를 위해서 끊임없이 배움/교육, 육신(식단, 운동, 수면)관리와 멘탈관리, 시간관리, 대인관계/인적 네트워크(멘토, 동료, 사업관계) 형성 등에 투자해야 한다. 젊은 시절을 재미와 소비만으로 낭비하지 않아야 한다. 돈/시간/에너지를 자기 자신에게 투자해야 한다. 젊은 때는 돈보다는 시간과 에너지.

지혜롭게 투자하기 위해서 인생의 목표를 잘 설정해야 한다. 인생의 목표와 방향을 알기 위해서 하나님께 기도(작정기도), 성경읽기, 시대의 흐름 파악, 주변의 조언, 자기 성찰(잘 하는 것 & 좋아하는 것)

현재의 즐거움을 유보해서 미래에 더 큰 즐거움을 누리게 되길 바란다.

(2) 자녀에게 투자

(a) 더 이상 자녀는 노후대책이 아닌 시대이다. 오히려 노후에도 짐이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자녀에게 투자해서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교육을 시킨다.

경제적으로 독립한 사람을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사람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런 투자에는 돈/시간/에너지만으로는 부족하다. 

부모가 먼저 신앙적인 모습을 보여 주어야만 한다. 자녀에게 성경 말씀을 읽으라고 하는 것을 넘어서 부모가 먼저 성경 말씀대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돈을 어디에 쓰는 지, 시간을 어디에 보내는 지, 무엇을 왜 좋아하는 지를 그것이 하나님 앞에서 떳떳해야 하며 그런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자녀에 대한 투자다.

-신앙이 삶에 녹아져 있는 인격을 보여주어야 한다. 신앙생활/인생살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 관계라는 단어에 모든 것이 다 담겨져 있다. 용기, 절제, 통찰력, 인내(수요예배), 용서, 연민, 사랑, 수용, 감사, 존중(뿌리깊은 인생) 등.

(b) 교회 자녀에 투자

안타깝게도 요즘은 교회학교가 없는 교회가 많다. 계속 전도하지 않으면 우리 교회도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른다. 

교회 자녀들을 귀하게 여기자.

한 편으로는 올바른 기준을 제시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이들이 굉장히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기억하자. (이래서 어렵다 -_-;)

조이코너/조이랜드, 성인 예배를 함께 드리는 제이 드리머 그리고 20대의 단비목장 

이해하고 받아주면서, 결국 이들이 우리 교회의 주역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기회를 제공하자.

무조건 기회 제공한다면 더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까 지혜롭게...

이 교회가 ‘부모님의 교회’가 아니라 ‘내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3) 영혼에 투자

(a) 지혜로운 사람은 오래 가는 것에 투자한다.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영원히 남는 것에 투자한다.

영원히 남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과 사람의 영혼 뿐이다. (자기 자신의 영혼이든 남의 영혼이든)

나머지는 모두 사라지게 된다. 지혜로운 사람은 영원히 남는 것에 돈/시간/에너지를 투자한다.

(b) 영혼과 사람과의 용어 차이

‘영혼’이라고 할 때 인생살이에는 무관심하고 죽어서 천국만 가면 된다는 말이 아니다.

사람을 전인격적으로 사랑해야 한다. 그 사람의 아픔과 슬픔, 기쁨과 만족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하나님이 그러시고 예수님이 그러셨다.

하지만, 영혼이라고 할 때, 이 세상을 잘 살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예수 믿고 복 받아서 잘 산다’가 목표가 아니라, 전부가 아니라, 최고의 선물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살아계신 하나님과 살아있는 관계! 지금부터 영원까지! 그것이 영혼이 살아나고 영혼이 건강해 지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 섬기며 희생하고, 자신의 안락과 편함을 유보하고 돈/시간/에너지를 투자한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영혼을 위해서 투자하는 사람이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다. 

예수님의 심정으로 더 큰 기쁨을 바라보며 현재의 불편함, 손해, 억울함, 답답함, 낯설고 생소함 등을 참고 견디며 투자하자.

(c) 올해는 전도하는 해

부활절은 좀 이른 감이 있었다. 상반기는 목장 분가, 윷놀이, 대청소, 생명의 삶과 침례식에 집중하는 게 좋겠다. 그리고 하반기 추수감사주일(11/17) 정도에 초청잔치를 하면 좋겠다.

그 때에 인도해 올 영혼을 정하고 기도하며 섬기자.

물론 그 전에도 교회/목장으로 인도하고, 전도하도록 하자.

우리의 돈/시간/에너지를 영원히 남는 것에 투자하는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 되자.

2024/4/21 주일예배